조금만 더 견디시길... [골프타임즈=김영미 시인] 출근 인파로 출렁이던 전철 안에서 누군가에게 발가락을 밟혔다. 삶의 무게도 거뜬히 이겨내던 단단한 발은 느닷없는 상처에 욱신욱신 앓다가, 끝내 피멍 든 발톱을 밀어 내고야 말았다. 내 것이었지만 내 것이 될 수 없던 발톱처럼, 엉겨 붙은 삶의 꺼풀들이 어느 순간 내게서 빠져나갔다. 새살이 돋을 때까지 무감각 속으로 뺑소니치던 기억들. 돌아보지 못한 어제가 슬며시 사라지듯, 상처 난 마음도 세월의 파고를 견뎌야 무덤덤한 추억이 되나보다. 자녀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서 경기 광주에서 부천으로 출퇴근하던 시절. 떨어져 나간 발톱을 치료할 시간조차 허용치 않던 나날들은 기형의 발톱만 남겼다. 그래도 지금 그 아들과 딸은 국가와 사회의 역군으로 제 몫을 훌륭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