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마음 텃밭이 싱그럽기를 [골프타임즈=김영미 시인] 봄날의 마늘밭에 골프공이 들어앉아 있습니다. 겨울을 견딘 마늘의 뾰족한 잎들이 새의 부리처럼 단단하게 골프공을 물고서... 제 촉수를 숨기고 마늘밭을 차지했던 삭풍과 겨울의 햇살 속으로 메마른 이름들이 지나치고, 들짐승과 참새들 발자취도 스며들었지요. 그곳에 속을 드러내지 않는 골프공이 제 삶의 뭔가를 잃어 홀컵이라도 찾은 듯, 마늘밭 한 편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속을 다 드러낼 수 없는 것이 인생의 무게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 풍경입니다. 삶의 짊은 누구나 다르지만 그 중량감은 각자의 마음에서 작용하지요. 온 몸 가득히 봄을 충전하며, 우리 모두의 마음 텃밭이 싱그럽기를 바랍니다. 나는 날마다 홀컵을 지나친다/ 김영미 골프장 입구엔 위장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