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밥도 눈물을 흘린다//김영미 아버지의 온기가 구들장 내력을 묶어놓은 오전 누군가 시루 속 콩나물을 깨워 놓고 간, 참 이상도 하지 문종이를 통과한 햇살의 잔영에도 제 음표의 고개를 드는 그 빛나는 여백 속에서 내가 꿈꾼 것들은 어떤 허기의 아랫목을 기억하는 걸까 ‘열려라 흰밥’ 그 순간 아버지의 부피를 젖히고 담요 속에서 들췄던 건 작은 세례명 참 이상도 하지 밥을 열자 뚜껑 안쪽에 숨겨진 눈물, 검은 오지의 깡마른 아이 눈망울에서 꼿꼿하던 아버지의 고개 숙인 음표들이 디지털 밥솥의 경적을 울리며 내 안으로 들어선 후에야 눈부신 아버지 눈물이 보이는 것은, 2022.11.14. 2023년 6월-모던포엠 이달의 작가 2024년 한국창작문학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