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김영미
밤하늘 별빛을 끌어안고
어둠의 귀퉁이를 갉아대듯 요란하던
개구리 소리도 닫아버린 아파트
그는 1층에서 37층을 오르내리며
담배 불빛으로 존재를 밝히는 중이다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삶의 계획들이
내뿜은 연기처럼
부풀던 바람은 흔적조차 사라져
더는 삼킬 수 없어 한숨을 내뱉는 중이리라
‘연체 중인 대출금 상환하지 않으면 아파트 공매’를 통보받은 그는
위암 투병 중인 아내 치료비에
층과 층 사이에 해답을 묻어두고
벽에 붙은 현수막과 티브이에선
바이러스 확산, 경제 불황을 쏟아대니
보이지 않아 허물 수도 없는 벽과 벽 사이
가슴은 타는 연기로 자욱할 거다
흡연 공간처럼 귀퉁이로 내몰린 그는
밤하늘을 향해 신호를 보낸다
콘크리트 벽에선 논을 잃은 개구리 소리
아파트 밖에선 그의 가슴으로 쏟아진 별들이
빛을 발하며 봉화대에 오른다
[作詩 메모]
- 우리 가슴에는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음이니
국제정세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주요한 시기에
국내정세마저 어지러운 총체적인 난국이다.
경제 불황으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라며 아우성이다.
모두가 그러하다 하니 취약계층의 서민들은 오죽하랴.
지인의 이야기를 남편에게 전이시켜 쓴 글이지만,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는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겨울을 견딘 나무에선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봄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그래도 봄은 꼭 오고야 말리리니.
연둣빛을 충전하며 봄을 예열한다.
▼ 골프타임즈 가는 길
골프타임즈 모바일 사이트,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58회] 봉화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58회] 봉화
봉화밤하늘 별빛을 끌어안고어둠의 귀퉁이를 갉아대듯 요란하던개구리 소리도 닫아버린 아파트그는 1층에서 37층을 오르내리며담배 불빛으로 존재를 밝히는 중이다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삶의
m.thegolftimes.co.kr
'김영미시인의 참 시詩 방앗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60회] 해바라기 소나타 (0) | 2025.04.22 |
---|---|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59회] 아버지의 바다 (3) | 2025.04.11 |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57회]환절기 (0) | 2025.03.28 |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56회] 핸드폰 해체하면 나를 찾을 수 있을까 (0) | 2025.03.27 |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55회] 시인의 궤양 (0) | 2025.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