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김영미
그늘/김영미
몇 개의 사과가
햇살들의 낙원을 외면한 채
만유인력을 툭, 떨어트렸다
봄날,
벌들의 계획이 무너진 것이다
어차피 봄에 꿈꾼 것들은
가을이 되어
생의 낮은 가장자리에서
그리움을 밀쳐내고
그늘로 돌아가는 법,
몇 날의 만유인력을 떨군
가을 나무 밑에는
지상의 아버지가
지친 그늘 하나 펼치고 있다
22.05.23
사진제공: 김삼복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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