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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문태준

언어의 조각사 2010. 6. 7. 22:15

 아침 / 문태준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 번 또 한 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 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Brahms/Wal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