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김영미
저 신열에 뜬 몸부림 좀 봐
정념에 타는 가슴
어쩌지 못해
온몸으로 써 보낸 혈서 한 장
네 입술에 데여
현기증 일던 어설픈 노래가
언 가슴 녹이는 군불이 되어
참 영혼 긷는 두레박이 되었으면
무딘 가슴팍을 헤집고 나온
작은 불씨가
사랑을 지피는 잉걸불 되어
내 영혼을 온통 태울 수 있다면
살 내리는 아린 맘으로
애증의 파고를 넘나들다가
빈 늑골을 채워주며
반려의 모습으로 살아가듯
땡볕 썰던 *잎파랑이 풀무질이
햇빛을 닮아
배꼽 속
푸른심지 돋우며 무릎 꿇는
저 소름 돋는 살풀이춤 좀 봐
07.10.30
*잎파랑이-엽록소
엽록을 위해 풀무질하다 햇빛을 닮은 단풍잎이
사랑하고 미워하다, 서로의 모습을 안고 사는 부부의 모습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