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김영미 친구여 기억하는가 우리가 걷던 호숫가와 그곳에서 수선화처럼 피어나던 이야기들 그럴 때 마다 친구에게 읊어주고 싶던 푸쉬킨의 시를 떠올리다가 그것보다 더 환한 친구의 웃음에 낯설어 지던 나, 친구여 기억하는가 우리가 선택한 그 걸음들 속에서 몇 줌의 대화만 갖고도 인생은 산책이 되고 아름드리나무에서 찾아낸 바이올린 하나가 되기도 하는 그 놀라운 시간들을... 그리하여 친구여 기억하는가 미래는 또다른 종류의 과거임에 우리가 걸어가는 저쪽에 더 많은 추억이 있을 것임을, 그곳에 백년의 사랑이 있었다니 그곳에 사철 마르지 않을 장미의 날들이 있었다니 친구여 기억해 주시라 우리가 늙고 더는 추억밖에 없는 날 그날에도 그 사랑 지상 최고의 산책이 되기를 최정임♡정진화 두분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