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스크랩] 빨래를 하며

언어의 조각사 2007. 2. 27. 16:33




 빨래를 하며
            -김영미-
개똥밭 인생 감싸주던 꺼풀 되어 
밟히고 채이며 뒤틀리어
뼈 속까지 스며든 먹물을 토해
번뇌를 헹구고 집착도 해감한다
부귀를 동냥하던 몸을 벗어나
비우기 위해 흘리는 눈물처럼
나를 버려야만 온전할 수 있는 
존재의 자유로운 가벼움이여
비워야만 채울 수 있는
해탈의 모래시계는
개똥밭에서 순례를 시작 한다
세상 더러움을 감싸주다가
밟히고 채이고 뒤틀리지만
머지않아 하늘을 마주하여
깃털보다 가벼이 춤을 추리라
04.03.19

출처 : 문예사조
글쓴이 : 언어의 조각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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