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김영미
하늘가득 찰랑이던 별빛이 너무도 아찔해
쏟아지는 별무리에 깔려서
영원히 잠들어도 좋을 것 같은 때 있었지.
그 별무리 쓸어 모아 함지박에 담아두었다
잠 못 드는 밤,
풍경 튕기듯 별을 스치면
그 소리 자장가로 까무룩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빌딩숲 사이로 바라보니 빛 잃은 별 점점이 보일 뿐
지상 별들이 맹수의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다.
하늘을 유랑하며 바라본 기억 저편
유년 뜨락으로 쏟아지던 별빛 그리며
잠든 추억을 자맥질해 봐도
사라진 꿈처럼 흔적조차 없다.
별은 그대로 제자리에서
도수를 높여야할 마음눈을 비추고
흩어진 추억을 깁는 가슴으로 별이 스러진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빛나는 별만은 아니었다.
2007.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