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대
김영미
시퍼런 잎사귀 번뜩이며
염천 혓바닥도 자를 듯 하더니
결 곱던 금빛머리 까맣게 태웠네
메말라 팍팍한 밭두렁에 서
가뭄 든 혀끝 수액마저
알알이 채워...
알곡 떠나간 사랑의 흔적을
밀잠자리 혼자서 맴돌다 졸고
삼베옷자락 서걱대는 시린 등엔
갈무리 못한 쭉정이를 업고 있네
불혹을 넘긴 자식 품에서 놓지 못하는
바람 숭숭 든
울 엄마
가슴 같이
2004. 0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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