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몰랐네
김 영 미
빠른 물살로 내달릴 땐 몰랐네
바람의 현을 켜는 나뭇잎 따라
들풀이 아름답게 노래하는 줄
바위에 부딪히며 앞만 보며 갈 땐
하늘이 건네는 수많은 이야기,
물풀의 흐느낌을 알지 못 했네
작은 웅덩이에서
물고기지느러미에 흩어지는
햇살그물의 허상을 보네
바람의 율동 따라 춤을 추고
하늘과 눈 맞추며 시도 읊조리네
뒤돌아봄을 알고 나서야
상처 난 돌들이 서로를 어우르며
둥글게 닮아가는 모습을 보았네
깊은 물속,
소리 없는 흐름을
빠른 물살로 내달릴 땐 몰랐네.
2006.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