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시인의 참 시詩 방앗간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34회]코비드 연인

언어의 조각사 2024. 10. 13. 13:35

코비드 연인/ 김영미

 

횡단보도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쿨룩쿨룩 기침을 한다

마스크 속 눈빛 표정들이 낯설고
나도 멈칫거린다

 

소문들은 양지를 찾아가지만
꽃소식은 한걸음 물러나고
한낮의 가로수들은 춥다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데
웅크린 사람들과 사람 사이는 아득한 터널이다

 

지상의 역병으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동안에도
꽃 멀미는 쿨렁쿨렁 몰려온다


자릿길 벗어난 버스가
비틀대며 하냥 빛을 실어 나르지만
묵언 수행 중인 봄은 어디로 쓰러질지 모른다

 

버스에 앉은 마스크가
바이러스의 누명을 쓰고 꽃잎을 나풀대지만
나비의 길은 고단하다


꿀을 쫓던 벌떼들 종적도 묘연하다
터널 안으로 빛이 몰려온다


한 걸음

한 걸음
마음은 이미 네게 닿았다

 

[시작메모]

- 그 해 봄을 기억하며-

 

한동안 코로나로 인해 불신이라는 괴질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한동안 코로나로 인해 불신이라는 괴질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의식적으로 마스크 쓴 불신과 익숙해 져 살고 있었지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서 몇 시간씩 줄지어 기다리던 해프닝을 상기라도 하듯,

코로나가 다시 아직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꽃과 봄비는 연둣빛의 시공을 잊지 않고 봄을 마중하라고 신호를 보내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마치 무법자가 된  듯,

건강과 경제적인 위기로 코로나의 덫에 걸려어둡던 2020년의 봄을 기억합니다.

 

밤도 태양이 떠오르면 사라질 것을 알기에 코로나가 사회적 관계망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더욱 단단하게 대비하며 극복의 길을 갑니다.

 

비전의 내일을 향해 서로의 가슴을 열면 마음이 먼저 따듯한 그대에게 가 닿는,

2024년의 가을은 밝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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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타임즈 모바일 사이트,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34회] 코비드 여인 (thegol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