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김영미
친구여 기억하는가
우리가 걷던 호숫가와
그곳에서 수선화처럼 피어나던 이야기들
그럴 때 마다 친구에게 읊어주고 싶던
푸쉬킨의 시를 떠올리다가
그것보다 더 환한 친구의 웃음에 낯설어 지던 나,
친구여 기억하는가
우리가 선택한 그 걸음들 속에서
몇 줌의 대화만 갖고도 인생은 산책이 되고
아름드리나무에서 찾아낸 바이올린 하나가 되기도 하는
그 놀라운 시간들을...
그리하여 친구여 기억하는가
미래는 또다른 종류의 과거임에
우리가 걸어가는 저쪽에 더 많은 추억이 있을 것임을,
그곳에 백년의 사랑이 있었다니
그곳에 사철 마르지 않을 장미의 날들이 있었다니
친구여 기억해 주시라
우리가 늙고 더는 추억밖에 없는 날
그날에도 그 사랑
지상 최고의 산책이 되기를
최정임♡정진화
두분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2022년 10월 8일
'그룹명 > 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하늘은 깨진 파일이다 (1) | 2022.10.19 |
---|---|
허난설헌을 만나다 (0) | 2022.10.17 |
9월의 우먼리더스 (2) | 2022.09.29 |
8월의 우먼리더스! (0) | 2022.09.02 |
늘 봄을 안겨주는 다인이 (2) | 2022.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