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세월

언어의 조각사 2011. 9. 9. 15:00

세월.2

                                        心田 김영미

 

연륜의 나이테가 늘어난다는 건

기억의 빗장이 헐거워지는 일이다

태양 열기가 잦아들고

열매들 단내가 분주해지는 

불혹의 저녁은 꽃잎을 실종시키곤 한다

망울 부풀던 푸른 심지 접고

씨앗조차 놓아야 한다

혼절한 그리움이 지상에 번질 때면

삶의 무게만큼 낮아지는 추억의 문지방으로

하늘은 파랗게 비명을 넓혀간다

살면서 만났던 모서리들도 

서서히 곡선으로 바뀌는

의식 안쪽이 두터워지는 생의 중턱,

돋보기 안경너머엔

유년의 사금파리에 담긴 

純眞無垢

無念無想이 빛을 낳고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자신을 비우며

추억의 부메랑을 품고 가는 일이다.

 

2011.09.02

광주문학.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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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건

버릴 것이 많아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을 알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더디지만

지혜의 사리를 쌓아가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

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위의 말을 정리하자면
15살은 지학  30살은 이립  40살은 불혹  50살은 지천명  60살은 이순 70살은 종심 이라 고 표현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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