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플라워 _문 인수
마음 옮긴 애인은 빛깔만 남긴다
말린 장미·안개꽃 한 바구니가 전화기 옆에 놓여 있다.
오래, 기별 없다.
너는 이제 내게 젖지 않아서
손 뻗어 건드리면 버스러지는 허물, 먼지 같은 시간들.
가고 없는 향기가 자욱하게 눈앞을 가릴 때 찔린다.
이 뽀족한 가시는
딱딱하게 굳은 독한 상처이거나 먼 길 소실점,
그 끝이어서 문득, 문득 찔린다.
이것이 너 떠난 발자국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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