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순례자/ 김영미 밤하늘은 별들의 주유소다나는 신생의 별들과 먼 길을 떠나기 위해몇 개의 성좌를 여행지로 지목하며바코드를 찍는다 떠나도 떠나도 보이지 않는 세계곧은 의식으로 잡히지 않는 거리나 오래전에도가을이라는 쓸쓸한 계절의 폐허를헤매며 살았다 밤하늘을 여행하는 일은알을 깨지 못한 벙어리시인 가슴에윤동주의 북간도와 고국의 어머니가 복사되는눈물겹게 아름다운 지상의 감옥이 아닐 수 없다아픈 기억만이 앞을 가로막아다른 세계는 열리지 않는다 밤하늘을 순례하는 일은내가 너무나 자만해 왔던 모국어그 속에서 헤매는 위태로운 문장 같아하나의 공간에 하나의 관념만 꽂혀새로운 세계로 전환이 되지 않는다 저, 눈으로 보이는 밤하늘 [作詩메모]립스틱을 바르며- 예전의 밤하늘은 슬프리마치 아름다운 윤동주 시인의 삶을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