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도 두렵지 않았던 부모님의 든든한 품안에서 [골프타임즈=김영미 시인] 나는 지금도 만년필과 볼펜보다는 연필로 글쓰기를 즐긴다. 그리고 종이에서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로 내 존재의 마중물인 아버지를 만난다. 다정다감한 부모님 덕에 어린 시절의 밤은 어둡지만은 않았다. 등잔불과 반딧불 그리고 달빛과 별빛만으로도 빛나는 추억이 많기 때문이다. 시골 마을 외딴집에 저물녘이면 구석구석 어둠이 깃들었지만, 다정한 어머니와 든든한 아버지의 울타리 안에서, 그 어둠들은 동화 속 도깨비나 호랑이보다도 두렵지 않았다. 저녁상을 물리고 나면 동생들 돌보느라 바쁜 어머니와 함께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시며, 채굴 막장 노동으로 불거진 손으로 연필을 깍아주시던 아버지. 곱고 매끈하게 깎이는 연필을 바라보던 나는, 꿈나라에서 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