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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예사조
글쓴이 : 언어의 조각사 원글보기
메모 :
소쩍새 소리
김영미
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눠야했던
힘없는 민초의 서러운 갈등을
남녘에서 기다리는
고운 각시 사랑으로
인민군 신랑은 삭이고 삭혔다는,
고향하늘 베고
가족 그리며 스러져간
총상의 신음소리
포성에 묻히고
이름 없는 돌무덤에 뿌리 내린
병인년 청상의 구슬픈 넋이런가
소쩍새 소리 하늘을 울리며
미리내길 따라 대지를 적신다
피눈물 흘리던 분단의 벽 넘어
만국기 물결과
하나 된 국민함성 울려 퍼지고
총상으로 절름대던 조국 산하는
올림픽과 월드컵의 훈장을 달고
세계를 향해 우뚝 섰다
이제, 이제는
반목과 원망으로 꽁꽁 언 가슴 열어
한민족의 정으로 끌어안고
저 뜨건 함성에 통일의 魂을 실어
북녘 하늘까지 전해야 한다
밤하늘에 퍼지는 소쩍새 소리가
구슬프지 않은
사랑을 속살대는 정겨운 소리로
조국의 산하를 두둥실 밝히도록
유월의 푸른 하늘은
님께서 못다 이룬 한이 서리어
저리도 시리게 멍울 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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