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創 作 論 지상강좌
詩 創 作 論(1)
1.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인식의 양면성(사고의 방식) : 과학적 사고(태도). 심정적 사고(태도)
*언어적 측면 : 정보전달과 감정의 표현.
-일상적 언어(산문의 언어, 도구적 언어)
-시의 언어(사물의 언어, 존재의 언어, 감정의 언어)
**“장미꽃은 아름답다”라는 말은 많은 정황의 변별적 차이를 드러내지 못함으로
일상적 언어의 불완전성을 말해 줌.
*시는 어떤 사실이나 지식의 전달이 목적이 아님. 기쁨, 슬픔, 사랑 같은 감정의 표현.
(1) ‘내 마음은 슬프다’
(2) ‘내 마음은 벌레 먹은 능금이다.
**(1)은 감정에 대한 진술이지 감정적 진술이 아니므로 시적 표현이 될 수 없고.
**(2)는 마음의 상태를 비유를 통하여 진술하고 있음으로 시적 진술이라 할 수 있다.
(1) ‘국화꽃이 피어 있다’
(2) ‘아름다운 국화꽃 너의 노오란 빛깔이여‘
(3)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1)은 사실의 객관적 진술. (2)는 국화꽃에 대한 주관적인 입장(느낀 감정)을 상식적으로 표현
(3)은 상상을 통하여 새롭게 느낀 감정을 시적으로 표현.
*정서적 어법의 두 가지 의미
(1) 정서적 언어 자체가 지니는 정서적 의미
(2) 상상적 언어를 통한 정서적 반응을 경험케 하는 언어(의미)
<예 시 1>
* 꽃씨를 묻듯 / 그렇게 묻었다. / 가슴에 눈동자 하나, / 讀經을 하고, 呪文을 외고,
/ 마른 장작개피에 / 불을 붙이고 / 언 땅에 불씨를 묻었다. / 꽃씨를 떨구듯 / 그렇게 떨궜다.
/ 흙 위에 눈물 한 방울, / 돌아보면 이승은 메마른 갯벌 / 木船하나 삭고 있는데 / 꽃씨를
날리듯 / 그렇게 날렸다. / 강변에 잿가루 한 줌. -吳世榮, <꽃씨를 날리듯>-
<예시 2>
*아들은 술이(述伊)란 이름이었다. 그는 나이 삼십이 가깝도록 그때까지 아직 장가를 들지를
못했으나 그에게는 일백 몇 십원이란 돈이 저축되어 있어서 같은 동무들 중에서는 그를
부러워들 했다고 한다. 그는 항상 이백원이 귀가차면 장가를 들고 살림을 차리리라고 했다고
한다. 하여 먹고 싶은 술도 늘 참고 겨울에 버선도 대개 벗고 지냈으며 그 흉악한 병마의
손이 그의 어미에게 뻗치지 않았다면 그대로 처자나 거느리고 얌전한 사람의 일생을 보냈을 것이라 한다. -金東里 소설, <바
위>에서-
**예시1은 사실의 설명이나 보고내용이 아니고 시인의 정서적 반응을 표상하고 있음. 시신의 화장 이라는 사실에 대한 느낌을 시적 표현으로 형상화한 것.
**<예시2>는사실 그 자체의 설명 및 보고의 산문 형식으로 어떤 정보를 전달코자 함.
※ 시인은 자신의 image로 세계와 자기에 관하여 무언가 말하는 존재다.
詩創作論(2)
1. 시를 어떤 유형으로 분류하는가?
*형식상의 분류
-정형시 : 시의 구조, 시구, 자수, 리듬에 형식적 제약을 받음.
--時調(45자~50자), 하이쿠(俳句. 5.7.5), 단가(短歌. 5.7.5.7.7)
--절구(絶句), 율시(律詩), 배율(排律), 소네트(sonnet, 10음절 14행)
-자유시 : 문학적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쓰여 진 시.
--분련시(分聯詩), 무련시(無聯詩),
-산문시(散文詩) : 자유시가 행과 연 단위로 이루어진 반면, 문맥의 단락 단위로 구성 됨.
*내용상의 분류
-서정시 : 서정양식
-서사시 : 원시적 서사시(민족서사시, 영웅적 서사시),
문학적 서사시(창작 서사시, 예술적 서사시)
-극시 : 시의 3대 장르 중 하나. 고대 운문으로 쓴 극들. 섹스피어의 운문으로 쓴 희곡)
*서술 형식에 따른 분류
-서술시(敍述詩) : 스토리가 있는 시. 이야기로 된 시. 서사시.
-비서술시(非敍述詩) : 스토리가 없는 시. 이야기가 없이 직관적 감정을 토로한 시.
서정시를 총칭하고 음률이 강조 되는 시.
*시의 주제(대상) 따른 분류
-사물시 : 회화적 이미지의 시. 이념이 배제 된 시. 풍경 시(시적 풍경화, 언어의 그림)
-관념시 : 시인의 관념 또는 주제의식이 묘사의 대상이 되는 시.
-형이상 시 : 형이상학적 문제의식을 갖는 시.
2.시조(時調)
*평시조(平時調) - 고려 말부터 발달해 온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單時調, 時調)
*엇시조(旕時調) - 종장을 제외한 초.중장 중 어느 한 구절이 평시조보다 좀 길어진형태(中時調)
*사설시조(辭說時調) - 초.중장은 평시조와 같고 중장이 무제한으로 길어진 형태 (長時調)
*연시조(連詩調) - 몇 수의 평시조가 합하여 한 편을 이루어 장가와 같은 체제를 갖춘 형식.
**시조의 정형성 - 3장 6구 12음보(45~50음절)
-初章 / 3. 4. 3. 4. -中章 / 3. 4. 3. 4. -終章 / 3. 5. 4. 3.
3.하이쿠(俳句)와 와카(和歌)
*하이쿠 - 일본 고유의 정형시. 3구 17음절(5. 7. 5)을 기본으로 한 단형의 정형시.
계절에 대한 정감을 응축된 언어로 객관적 묘사에 주력하였으나 주제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음. 바쇼. 부손. 잇싸(평생 2만편의 하이구 창작)-일본의 3대 하이진.
*와카 - 일본 상고시대부터 전해온 시가. 5구 31음절(5. 7. 5. 7. 7)을 기본으로 함.
倭歌(왜가). 大和歌(대화가). 國歌(국가)라고 말하기도 함.
4.소네트(sonnet) - 13세기 무렵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10음절 14줄로 된 시의 형식(정형시)
-전반 8행은 2개의 4행시로 연결 되고, 후반 6행은 2개의 3행시가 연결된 형태.
-릴케 작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詩 創 作 論 (3) ◆시를 어떤 유형으로 분류하는가(2) <예시1> 평시조 * 한 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이병기 <난초 1>전문 * 오오래 바닷가에 외따로 살아오며 자나깨나 물소리만 귀에 익혀 들었거니 바람 잔 고요한 날엔 가슴 도로 설레라. -김상옥 <물소리> 전문 * 세상이 있는 법은 가을 나무 같은 것 그 밑에 우리들은 과일이나 주워서 허전히 아아 넉넉히 어루만질 뿐이다. -박재삼<가을> 전문 <예시2> 엇시조 * 섭섭한 봄볕 속을 이대로 펴야 하나 해질녘 저무는 산허리를 내다 보노라면 저승길도 뵐 듯하다. 인동초 지는 날이면 뜰도 쓸어 두리라. -오승철 <인동초(忍冬草) 2>전문 <예시3> 사설시조(辭說時調) * 금비늘 은비늘 빛살 좋은 봄날 어물전 좌판에 나앉아 호객하는 생선들 틈에서야 비릿한 냄새가 판치는 세상에서야, 이렁성저렁성 살아간들 어떠랴 비싼 값에 팔린다면야 저잣거리에서 비늘이 벗겨진들 어떠랴, 알몸의 너덜거리는 부끄러움인들 어떠랴 요리조리 뒤집어 보는 손길엔 세상 바닥에 철썩 들러붙어 살아가는 법을, 모로 뜬 눈으로 슬쩍 비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깨닫지 않고서야 어찌하랴 淸淨玉水에 고기가 꾀이지 않듯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파리떼도 불러 모으고, 지나가는 바람에 비린 풍문을 띄워보내며 이렁성저렁성 살아간들 또 어떠하랴 한물간 눈알 초점 없는 세상에 어물쩍 눈빛 맞추는 시절에서야 -송필란<가자미>전문(2000.중앙일보신춘문예당선작) <예시4> 연시조 * 비오자 장독대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 손 가락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속에 본듯 힘줄만이 서노나. -김상옥 <봉선화> 전문 <예시 5> 하이쿠(俳句) --마츠오 바쇼의 하이쿠 * 마른 가지에 * 눈 내린 아침 까마귀 앉아 있네 홀로 마른 연어를 석양의 가을 겨우 씹었다 * 죽지도 못한 *손에 잡으면 나그네 잠끝이여 사라질 눈물이여 저무는 가을 뜨거운 서리 * 늘 보던 말을 *바다 저물어 새삼 바라다보는 오리의 울음소리 눈 내린 아침 희끄므레하다 * 새해 복 받는 *고요한 연못 사람축에 끼어보자 개구리 뛰어드는 늙음의 세모(歲暮) 물소리 퐁당 * 가는 봄을 * 이쪽 좀 보오 오오미 사람들과 나도 서글프다오 아쉬워했네 저무는 가을 * 반딧불 구경 * 병든 기러기 사공이 취했으니 추운 밤 내려앉아 이를 어쩌나 객지 잠 자네 *남의 말 하면 * 울적한 나를 입술이 시리구나 쓸쓸하게 해다오 가을 찬바람 뻐꾸기여 *겨울비 오네 * 고양이 사랑 논의 그루터기가 끝날 적 침실에는 검게 젖도록 어스름 달빛 詩 創 作 論 (4) 1.산문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산문시(prose poetry)란 무엇인가? -리듬을 의식하지 않는 운(韻)이 없는 줄글로 된 시형식 -서정시의 특징을 대부분 갖고 있는 산문 형태의 시 -자유시와 시적 산문과 구별 되는 차이점을 인정 --자유시 : 정형시의 엄격한 운율을 해체해 가는 과정에서 발전 --산문시 : 산문이 시에 보다 가까이 접근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남 --시적 산문 : 시적 특징(요소)을 부분적으로 갖고 있지만 시의 본질적 요소가 불비 *산문시의 특징 -시적 산문보다 짧고 요약적이다 -시적 요소(은유, 상징, 이미지, 역설)를 구비한 산문 형태 -행 구분이 전혀 없는 점에서 자유시와 구별(행과 연이 아닌 단락에 의존) -운율적 특성이 강조된 산문이나 자유로운 율격을 갖는 자유시와 구별 *산문시의 역사적 고찰 -최초의 산문시 : 프랑스 시인 “베르랑”의 시집 <밤의 성 가스파르>(1842) -최초의 산문시 용어 :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에서 사용 됨 -시 장르로 인식된 시기 : 프랑스 상징주의 시대(1850년대) -- 보들레르, 말라르메, 랭보, 클로렐, 투루게네프 등에 의해 활발하게 창작 *우리의 산문시 -주요한의 “불놀이“이후 이상화, 한용운, 정지용, 이 상, 백 석, 오장환, 윤동주, 서정주, 박두진 등의 시인이 산문시를 많이 발표함 -주목되는 산문 시집들 : --정진규의 <들판의 빈 집이로다> --최승호의 <달맞이꽃에 대한 명상> --김춘수의 <서서 잠자는 숲> --이성복의 <호랑가시나무의 기억> 등의 시집들이 산문시 영역을 확대 시킴 2.산문시 <예시 1> *포장술집에는 두 꾼이, 멀리 뒷산에는 단풍 쓴 나무들이 가을비에 흔들린다. 흔들려, 흔들릴 때마다 한잔씩 , 도무지 취하지 않는 막걸리에서 막걸리로, 소주에서 소주로 한 얼굴을 더 쓰고 다시 소주 로, 꾼 옆에는 반쯤 죽은 주모가 살아 있는 참새를 굽고 있다. 한 놈은 너고 한 놈은 나다. 접시 위에 차레로 놓이는 날개를 씹으며, 꾼 옆에는 꾼이 판 없이 떠도는 마음에 또 한잔, 젖은 담배에 몇 번이나 성냥불을 댕긴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포장 사이로 나간 길은 빗속에 흐늘흐늘 이리저리 풀리고, 풀린 꾼들은 빈 술병에도 얽히며 술집 밖으로 사라진다 가뭇한 연기처럼 사라져야 별 수 없이, 다만 다같이 풀리는 기쁨, 멀리 뒷산에는 문득 나무들이 손 처들고 일어서서 단풍을 털고 있다. --감태준<흔들릴 때마다 한 잔> 전문 **(분석) 소외받는 자의 흔들리는 삶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면서 인간 존재의 내면 세계를 감각적으로 형상화. ‘반쯤 죽은 주모가 살아 있는 참새를 굽고 있다“ 라는 반어법과 나무를 의인화 시킨 비유법. <예시2> * (1)그대가 결혼을 하면 여인은 외부로 열린 그대의 창 그 풍경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보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 그대가 그 여인에게서 아이를 얻으면 그대의 창은 하나둘 늘어난다 그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그대는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처럼 또한 그대는 아내와 아이들의 외부로 열린 창 그대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도 그대를 만나지 않을 때 그대는 벽이고 누구나 벽이 된다 -이성복 <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을 세우고 18> 전문 *(2) 세상에는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있다 이런 세상에, 어쩌자고, 이럴 수가 세상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 내가 보는 들판에는 깨알만한 작은 희 꽃들이 잠들었는지, 보채는지 널브러져 있다 그 길을 나는 보이지 않는 아내와 아이들과 더불어 걷고 있다 언제는 혼자 가는 길인 줄 알았는데 깊이 묶여 떨어질 수가 없구나 이런 세상에, 어쩌자고, 세상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 -이성복<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을 세우고> 전문 --(분석) (1)의 중요한 의미는 가족 관계가 구속이 아니라 세계를 향해 열린 통로이자 자유이고 빛이 된다는 점이며, 가족이 없는 상태의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 벽이며 어둠이라는 것이다. (2)는 길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 길이 삶의 길이건 몽상의 길이건 그 길을 “보이지 않는 아내와 아이들과 더불어 걷고“ 있었다는 인식을 들어내 보이고 있다. 시인은 혼자가 아니고 현실 속에서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아의 세계가 넓어지고 깊어지는 복합적인 의미를 표현해 준다. * <예시3> *(3) 무너진 고향집 흙담 곁에 고요로 멈추어 선 우물 속을 들여다 본다. 물을 퍼올리다 두레박 줄이 끊긴 자리. 우물 둘레는 황망히 뒤엉킨 잡초로 무성하다. 그 오래 올려지고 내려지다 시신경이 눌린 곳, 깜깜한 어둠만 가득 고여 지루한 여름을 헹구어낸다. 하품이 포물선처럼 그려졌다 사라진다. 내가 서서 바라보던 맑은 거울은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몇 겹인지 모를 시간의 더께만 켜켜이 깊다. 지금처럼 태양이 불 지피는 삼복더위에 물 한 두레박의 부드러움이란, 지나간 날 육신의 목소리로 청춘의 갈증이 녹는 우물 속이라도 휘젓고 싶은 것. 거친 물결 미끈적이는 이끼의 돌벽에 머리 부딪히며 퍼올린 땅바닥의 모래알과 물이 모자란 땅울림은, 어린 시절 나를 놀라게 하고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인간과 물로 아프게 꼬여 간 끈, 땅 속으로 비오듯 돌아치는 투명한 숨결들 하얗게 퍼올리는 소녀, 시리도록 차가운 두레 우물은 한 여자로 파문 지는 순간부터 태양을 열정으로 씻고 마시게 된 것이었다. 밤이면 하늘의 구름 한 조각도 외면한 채 거울 속으로 흐르는 달빛, 가로 세로 금물져 가는 별똥별의 춤만 담았다. 그 속에 늘 서 있는 처녀 총각, 어느 날 조각이 난 물거울 속 목숨은 바로 그런 게 아름다움이라고 물결치며 오래 오래 바라보게 했다. 고인 물은 멈추지 않고, 시간의 때를 축적한 만큼 새까맣게 썩어갔다. 소녀가 한 여인으로 생을 도둑질당하는 동안, 우물도 부끄러운 모습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온 마을 사람들이 퍼올리고 내리던 수다한 꿈들이 새로운 물갈이의 충격으로 흐르다 모두 빼앗긴 젊은 날의 물빛 가슴, 습한 이끼류 뒤집어쓴 채 나를 바라본다. 쉼없이 태어나고 흘러가는 것도 아닌, 우물 속의 달빛을 깔고 앉아서. 무너진 고향집 흙담 곁에 그리움으로 멈추어 선 우물 속, 젊은 날의 얼굴을 비춰본다. 생은 시 한 줄 길어 올리기 위해 두레박 줄이 필요했던가. 인적이 끊어지고 잡초만 무성타 한들 그 아래 퍼올려지고 내려지던 환영들, 물그리메의 허사로 증발하는가. 깜깜한 우물 속 어디선가 끝없는 고행의 길로 일생을 바친 소녀의 빈 웃음들이 둥글게 받는 하늘에 기러기 한 줄 풀어 놓고 있었다. 그대의 우물은 아직도 갈증의 덫에 걸려 있는가? 최영신< 우물> 전문 (200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 (분석) 문제의식을 집요하게 끌고가면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시정신이 돋보이는 시. 관찰과 경험을 시적 대상에 투사시켜 삶 전체를 용해시킨 정열. * <예시 4> *열대여섯 살짜리 소년이 작약꽃을 한 아름 안고 자전거 뒤에 실어 끌고 이조의 낡은 먹기와집 골목길을 지내가면서 연계 같은 소리로 꽃 사라고 웨치오. 세계에서 제일 잘 물들여진 옥색의 공기 속에 그 소리의 맥이 담기오. 뒤에서 꽃을 찾는 아주머니가 백지의 창을 열고 꽃장수 꽃장수 일루와요 불러도 통 못알아듣고. 꽃사려 꽃사려 소년은 그냥 열심히 웨치고만 가오. 먹기와집들이 다 끝나는 언덕위에 올라선 작약꽃 앞자리에 넹큼 올라타서 방울을 울리며 내달아 가오. -- 서정주 “漢陽好日” 전문 * 내가 언제나 무서운 외갓집은 초저녁이면 안팍마당이 그득하니 하이얀 나비수염을 물은 보득지근한 북쪽 제비들이 씨굴씨굴 모여서는 쨩쨩쨩쨩 쇳스럽게 울어대고 밤이면 무엇이 기와골에 무리돌을 던지고 뒤울안 배나무에 째듯하니 줄등을 헤여 달고 부뚜막의 큰 솥 적은 솥을 모조리 뽑아놓고 재통에 간 사람의 목덜미를 그냥그냥 나려 눌러선 잿다리 아래로 처박고 그리고 새벽녘이면 고방 시렁에 채국채국 얹어둔 모랭이 목판 시루며 함지가 땅바닥에 넘너른히 널리는 집이다 ---백석 “외갓집” 전문 *봄철날 한종일내 노곤하니 벌불 장난을 한 날 밤이면 으레히 싸개동당을 지나는데 잘망하니 누어 싸는 오줌이 넙적다리를 흐르는 따끈따끈한 맛 자리에 펑하니 괴이는 척척한 맛 첫 여름 이른 저녁을 해치우고 인간들이 모두 터앞에 나와서 물외포기에 당콩포기에 오줌을 주는 때 터앞에 발마당에 샛길에 떠도는 오줌의 매캐한 재릿한 내음새 긴긴 겨울밤 인간들이 모두 한잠이 들은 재밤중에 나 혼자 일어나서 머리맡 쥐발 같은 새끼 요강에 한없이 누는 잘 매럽던 오줌의 사르릉 쪼로록 하는 소리 그리고 또 엄매의 말엔 내가 아직 굳은 밥을 모르던 때 살갗 퍼런 막내고모가 잘도 세수를 하였다는 내 오줌빛은 이슬같이 샛말갛기도 샛맑았다는 것이다 -- 백석 “동뇨부(童尿賦)” 전문 *한 십년 만에 남쪽 섬에도 눈이 내린 이튿날이다. 사방이 나를 지켜보는 듯싶은 황홀한 푼수로는 꼭 십년 전의 그때의 그지없이 설레이던 것과 상당히 비슷하다. 하나 엄살도 없는 지엄(至嚴)한 기운은 바다마저 잠잠히 눈부셔 오는데...... 그렇다며, 한 십년 전의 이런 날에 흐르던 바람의 한 자락이, 또는 햇살의 묵은 것이, 또는 저 갈매기가, 이 근처 소리 없이 죽고 있다가, 눈물 글썽여 되살아나는지는 어느 누가 알 것인가. 만일에도 그렇다면, 우리의 어리고 풋풋한 마음도 세월따라 온전히 구김살져오는 것만은 아니다. 헤아릴 수 없는 바람의, 또한 햇살의, 또한 갈매기의 그 중에도 어떤 것은 고스란히 십년 후에 살아남았을 것처럼, 흔히는 그 구김살져오게 마련인 마음의 외진 한 구석에 어리고 풋풋한 마음이 곁자리하여 숨었다가 기껏해야 칠십년의 그 속에서도 그야말로 이런 때는 희희낙락해지는 그것인지도 모른다. --박재삼 “무제(無題” 전문
詩 創 作 論 (5)
1. 시의 소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1) 시의 주제와 소재
*주제 : -작품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내용. 작품의 구성을 통하여 암시적으로 드러내는 특징.
*소재 : -주제를 뒷받침하여 입증해주고, 감동적으로 전달해주는 시의 재료.
-시를 구성하고 있는 일체의 재료(언어적 소재, 물질적 소재, 사물이나 관념적 소재)
-소재는 제재(題材)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시의 소재에 중심되는 소재와 보조적 소재가 있을 수 있고 제재란 중심소재라 할 수 있다.
(2) 소재 선택의 기준
*보편성(普遍性) : 보편적인 상식의 범주 안에 드는 것을 선택할 필요성.
특수성의 소재는 설득력과 감동성을 획득하는 어려움이 따름.
*객관성(客觀性) : 출처가 분명하고 확실하고 정확한 타당성을 지닌 소재.
주제와 직접 관계가 있고 객관성과 논리성을 벗어나지 않는 소재.
*참신성(斬新性) : 보편성에 집착할 경우 싱겁고 평범한 작품이 되기 쉽다. 보편적이면서 참신한
소재 찾기에 주력해야 할 것임.
참신성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나의 진솔한 고백이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음.
(3) 소재의 종류
*대자연의 물상 -지금까지 가장 많은 시가 창작되었음으로 안전하고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
-하늘, 별, 산, 강, 바람, 물, 불, 나무, 꽃 등의 자연적 심상들은 보편적으로 사람 들의 정신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일상적 사건 -시인 자신의 일상사를 작품 속에 투영시키는 방법.
-산만한 넋두리로 끝나지 않도록 어떤 시정신, 시적 진실이 담겨지도록
유의해야 함.
-사소한 일, 일상적 삽화 등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중요.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 -역사적 사실 또는 인물을 시인의 시각으로 해석하여 시적 소재로 재구성.
-시인 나름대로 독특한 해석적 시각이 마련되어야 함.
*주변의 대상물 - 어떤 물상을 객관적으로 스케치하듯 묘사한 시( 뎃상이나 정물화 같은 것)
-회화적 이미지 시라 할 수 있지만 대상물을 통하여 상상적 느낌을 개진할 수 있음
-재떨이, 책상, 의자, 만년필, 벼루, 책 등을 소재로 한 즉물적(卽物的)인 시.
*추상적 관념을 소재로 한 시 -인간의 정신작용은 정서적 영역과 관념적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음
-정서적 영역은 초논리적, 관념적 영역은 논리적 사고의 이성적 차원.
-그리움, 사랑, 질투, 사치 등 추상관념을 시의 소재로 사용
(이 경우에 소재가 곧 주제가 됨)
*현실을 소재로 한 시 -현실적인 일상사에서 취한 소재들이 그냥 나열되지 않도록
시적 상상력을 통하여 새롭게 변신되도록 해야 함.
<예 시>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을 소재로 한 시
서울로 가는 全琒準 / 안도현
눈 내리는 만경들 건너가네
해진 짚신에 상투 하나 떠가네
가는 길 그리운 이 아무도 없네
녹도꽃 자지러지게 피면 돌아올거나
울며 울지 않으며 가는
우리 봉준이
풀잎들이 북향하여 일제히 성긴 머리를 푸네
그 누가 알기나 하리
처음에는 우리 모두 이름 없는 들꽃이었더니
들꽃 중에서도 저 하늘 보기 두려워
그늘 깊은 땅 속으로 젖은 발 내리고 싶어하던
잔뿌리였더니
그대 떠나기 전에 우리는
목 쉰 칼집도 찾아주지 못하고
조선 호랑이처럼 모여 울어주지도 못하였네
그보다도 더운 국밥 한 그릇 말아주지 못하였네
못다 한 그 사랑 원망이라도 하듯
속절없이 눈발은 그치지 않고
한 자 세 치 눈 쌓이는 소리까지 들려오나니
누가 알기나 하리
겨울이라 꽁꽁 숨어 우는 우리나라 풀뿌리들이
입춘 경칩 지나 수군거리며 봄바람 찾아오면
수천 개의 푸른 기상 나팔을 불어제낄 것을
지금은 손발 묶인 저 얼음장 강줄기가
옥빛 대님을 풀어헤치고
서해로 출렁거리며 처들어갈 것을
우리 聖上 계옵신 곳 가까이 가서
녹두알 같은 눈물 흘리며 한 목숨 타오르겠네
봉준이 이 사람아
그대 갈 때 누군가 찍은 한 장 사진 속에서
기억하라고 타는 눈빛으로 건네던 말
오늘 나는 알겠네
들꽃들아
그날이 오면 닭 울 때
흰 무명 띠 머리에 두르고 동진강 어귀에 모여
척왜척화 척왜척화 물결 소리에
귀를 귀울이라.
詩 創 作 論 (6)
1. 어떤 시작 태도가 바람직한가
(1).대상과 인식
*시는 기본적으로 인식 대상을 갖는다. 모든 정신활동은 의식의 지향성을 갖기 마련임.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
-객관적 태도를 견지하는 경우
-주관적 태도를 견지하는 방법
(2).시작의 유형
태도 대상
(1)객관적 태도------- *객 관 (객관적 대상을 객관적 태도로)
*주 관 (객관적 태도로 주관적 대상을)
(2)주관적 태도-------*객 관 (주관적 태도로 객관적 대상을)
*주 관 ( 주관적 대상을 주관적 태도로)
**예시1(객관적 대상을 객관관적 태도로 수용)
* 서늘한 그늘 한나절 / 저물을 무렵에 / 머언산 오리 木 산 길로 / 살살살 날리는 늦가을 어스름 // 숱한 콩밭머리마다 / 가을 바람은 타고 / 靑石 돌담 가으로 / 구구구 저녁 비둘기
// 김장을 뽑은 날은 / 저녁 밥이 늦었다. / 가느른 가느른 들길에 / 머언 흰 치맛자락
//사라질듯 질듯 다시 뵈이고 / 구구구 구구구 저녁 비둘기 --박목월 <가을 어스름>-
* 낯선 도시에 / 술 취한 저녁 / 부동산 업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 쫓아오며 경적을 울렸다. / 나는 모르는 척 걸어갔다. / 주유소 앞을 지나 비탈길을 / 자갈이 깔린 비탈길을 / 비틀대며 걸었던 것이다. / 어둠을 피해 / 어느 사진관 입구 / 불빛 앞에 섰을 때 / 나는 안으로
들어갈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 / 그리하여 밤새도록 술 마시고 / 웩웩 토하고 / 해장국 집을
나섰을 때 /밤을 새운 가로등은 피곤해 보였고 / 부지런한 행인들은 너무 낯설었다. /냉수를
마시고 / 손을 씻고 / 어딘가 여름 풀밭에 누어 / 나도 여유 있는 웃음을 웃고 싶었다.
--김광규 <중년>-
**예시2(주관적 대상을 객관적 태도로 수용)
* 활자 사이를 / 코끼리 한 마리가 가고 있다. / 잠시 길을 잃을 뻔하다가 / 봄날의 먼
앵두밭을 지나 / 코끼리는 활자 사이를 여전히 / 가고 있다. /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 / 코끼리, / 코끼리는 발바닥도 반짝이는 / 銀灰色(은회색)이다. --김춘수 <은종이>
* 여름에는 찬 비가 온다. / 맨살에 비가 닿으면 / 두드러기가 돋는다. / 철 늦은 꽃나무가
뿜어낸 / 흰 꽃이 두드러기처럼 / 문드러진다. 이 꽃을 지나 어디로 / 물방울이 든 옷을
지어입고 / 삼백년 묵은 올갠을 저어오는 / 바흐 할아버지를 마중 간다. / 소름 돋은 흰
象牙의 櫓들이 / 제법 뱃고동 소리도 낼 줄 안다.
--김은자 <뱃노래>-
** 예시3(객관적 대상을 주관적으로 수용)
* 뜨거운 열꽃이 피더니 / 앓는 신음소리 불면의 몇날 밤 / 숨어 / 남몰래 뒤척이더니 //
고통의 절정 그 죄악같은 고비도 넘겼는지 / 또는 / 체념인지 / 열(熱)은 차츰 내리고 네
몸부림도 멎어 / 한 없이 고요해진 어느 아침- // 문을 열었더니 거기 / 네 화평한 얼굴,
뽀오얀 살결은 / 나를 맞고 있었다. / 떫은 풋기 삭아내려 농염이 무르익은 / 육체의
향기 내 뿜는 항아리 속에 / 密酒여, 너는.
--이수익 <삭아서 아름다운>-
* 깨진 그릇은 / 칼날이 된다. //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 빗나간 힘. / 부서진 원(圓)은
모를 세우고 / 이성(理性)의 차가운 / 눈을 뜨게 한다. //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 사금파리여 / 지금 나는 맨발이다. /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 살이다. /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 깨진 그릇은 / 칼날이 된다. /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 오세영 < 그릇>-
** 예시4(주관적 대상을 주관적 태도로 수용)
* 그날이 오면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 / 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주기만 할량이면 /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드리받아 올리오리다. /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 조각이
나도 /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로리까
//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 육조(六曹) 앞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메어질 듯하거든 /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처메고는 /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 라도 듣기만 하면 /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심훈 <그날이 오면>-
* 껍데기는 가라, /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
// 껍데기는 가라, /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
// 그리하여 다시 / 껍데기는 가라, /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 아사달과
아사녀가 /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 부끄럼 빛내여 / 맞절할지니
//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申東曄 <껍데기는 가라>-
오규원의 시 깊이 읽기
*잣나무와 나 / 오규원
뜰 앞의 잣나무로 한 무리의 새가 // 날아와 자리를 잡고 앉는다 // 그래도 잣나무는 잣나무로 서 있고 //잣나무 앞에서 나는 피가 붉다 // 발가락이 간지럽다 // 뒷짐 진 손에 단추가 들어 있다 // 내 앞에서 눈이 눈이 온다 // 잣나무 앞에서 나는 몸이 따뜻하다 //잣나무 앞에서 나는 입이 있다
*새와 날개 / 오규원
강에는 강물이 흐르고 한 여자가 / 흐르지 않고 강가에 서 있다 / 안고 있는 아이에게 한 쪽 젖을 맡기고 / 강이 만든 길을 보고 있다 // 길은 강에만 있고 강둑에는 / 흐린 하늘 이 바싹 붙어 있다 // 아이는 한 손으로 젖을 움켜쥐고 / 넓은 들에서 하늘로 무너지는 / 강을 보고 있다 // 강에는 강물이 흐르고 / 물 속에는 날개가 젖지 않는 / 새 한 마리가 / 강을 건너가고 있다
*새와 집 / 오규원
딱새 한 마리가 잡목림의 / 산뽕나무 가지에 앉아 허공에서 / 무엇인가 찾고 있다 딱새의 그림자도 / 산뽕나무에서 내려오지 않고 / 가지에 그냥 붙어 있다 / 박새 한 마리도 산뽕 나무 뒤편 / 붉나무 가지를 두 발로 잡고 있다 / 그러나 산뽕나무 저편 팥배나무에서 / 문득 날아오른 새 한 마리는 / 남쪽의 푸른 하늘에 몸을 숨기더니 / 다시 나타나지 않는 다 / 새가 몸을 숨긴 그 하늘 아래는 / 집을 짓고 사람들이 산다
*호수와 나무 / 오규원
잔물결 일으키는 고기를 낚아채 / 어망에 넣고 / 호수가 다시 호수가 되도록 / 기다리는 한 사내와 / 귀는 접고 눈은 뜨고 / 그러나 아무것도 보지 않는 / 개 한 마리 / 물가에 앉 아 있다 // 사내는 턱을 허공에 박고 / 개는 사내의 그림자에 코를 박고 // 건너편에서 높 이로 서 있던 나무는 / 물 속에 와서 깊이로 다시 서 있다
*고요 / 오규원
라일락 나무 밑에는 라일락 나무의 고요가 있다 / 바람이 나무 밑에서 그림자를 흔들어도 고요는 고요다 / 비비추 밑에는 비비추의 고요가 쌓여 있고 / 때죽나무 밑에는 개미들이 줄을 지어 / 때죽나무의 고요를 밟으며 가고 있다 / 창 앞의 장미 한 송이는 위의 고요에 서 아래의 / 고요로 지고 있다
** “잣나무와 나” : 잣나무는 잣나무로서, 나는 나로서 제 각기의 저이고, 어쩔 수 없이 구성되는 한 풍경은 서로 무연하달 수 없는 풍경이다. 시적 인식의 순수성을 겨냥...
**“새와 날개” :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 대상과의 거리 두기. 강을 중심으로 아무런 진술없이 담백하게 묘사. 묘사된 풍경은 무한한 울림으로 응시자를 유인한다.(날 이미지의 시)
** “새와 집” : 의미의 세계를 넘어서기 위한 언어의 풍경화
**“호수와 나무” : 풍경의 내용이나 각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풍경의 개념을 바꾸는 것
**“고요” :상태의 관념을 존재의 고요, 존재 증명으로의 고요로 시도 시공을 가로지르는 사건
詩 創 作 論(7)
◆ 短詩 硏究
★ 短詩는
1.단도직입적 번개의 언어
2.점과 우주를 하나로 꿰뚫는 시
3.直觀的상상력의 산물
4.시의 알파이자 오메가
--단시 모음(1)
* 김 소 월
** 꿈? 靈의 해적임. 설움의 고향.
울자, 내 사랑, 꽃 지고 저무는 봄.(꿈)
** 돌아다 보이는 무쇠다리
얼결에 뛰어 건너 서서
숨고르고 발놓는 남의 나라 땅.
(남의 나라 땅)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랫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엄마야 누나야)
* 정 지 용
**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폭 가리지만,(호수1)
//보고 싶은 마음/호수만 하니/눈감을밖에
**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湖水 2)
**빗방울 내리다 유리알로 구을러
한밤중 잉크빛 바다를 건너다. (겨울)
**열없이 창까지 걸어가 묵묵히 서다
이마를 식히는 유리쪽은 차다
無聊히 씹히는 연필 꽁지는 떫다(天主堂)
*유 치 환
**편편히 明暗하던 그
기억의 구름 종잇장이라도 와서 걸리렴
말을 잃고 / 멀거니 내민 채 공중은
벽같이 잡을 데가 없다.(旗 없는 깃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그리움)
**우러르면 滿滿한 寒天에 紙鳶 몇 개
나의 鄕愁는 또한 天心에도 있었노라(紙鳶)
*김영랑
**숲향기 숨길을 가로막았소/발끝에 구슬이 깨어지고
/달 따라 들길을 걸어다니다/하룻밤 여름을
새워버렸소 (숲향기)
**뻘은 가슴을 훤히 벗고/개풀 수줍어 고개 숙이네
/한낮에 배란 놈이 저 가슴 만졌고나/ 뻘건 맨발로는
나도 자꾸 간지럽고나 (뻘은 가슴을 훤히 벗고)
**그 밖에 더 아실 이 안 계실거나/그이의 젖은 옷깃
눈물이라고/빛나는 별 아래 애닯은 입김이/이슬로 맺히고 맺히었음을 (그 밖에 더 아실 이)
--단시모음(2)
* 김기림
** 홀로 자빠져
옛날에 옛날에 잊어버렸던 찬송가를 외어보는 밤
山羊과 같이 나는 갑자기 무엇이고 믿고 싶다.(山羊)
* 김 광 섭
**나의 담배는
그대를 만나고 싶은 얘기라우
아마 말없는 시간이 타나보우(담배)
**비가 개인 날/ 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나려와서
/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 /녹음이 종이가 되어
/금붕어가 시를 쓴다. ( 비 개인 여름 아침)
* 김 달 진
**하이얗게 쌓인 눈 위에
발간 피 한 방울 떨어뜨려보고 싶다
--속속들이 스미어드는 마음이 보고 싶다. (눈)
**깊은 밤 뜰 위에 나서/ 멀리 있는 애인을 생각하다가/나는 여러 억천만 년 사는 별을 보았다. (愛人)
**어둔 담모랑길을 돌아가다가/ 문득 먼 하늘가의 별이 보였다/마음은 발길 함께 멈췄다/밤,평범한
感慨....../ 다시 걷다. (별)
* 백 석
**흙담벽에 별이 따사하니/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돌구에 天上水가 차게/복숭아나무에 시라리타래가 말라갔다 (初冬日)
**별 많은 밤 /하늬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짖는다 (靑柹)
**아카시아들이 언제 흰 두레방석을 깔았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비)
** 옛 성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묵은 초가지붕에 박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빛난다/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어 죽음 밤도 이러한 밤이었다(흰밤)
**山뽕잎에 빗방울이 친다/멧비둘기가 닐다
/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 멧비둘기켠을 본다 (산비)
* 고 은 -<槪念의 숲> 총 252항목
**사랑(愛)--소유에의 장님.헌신에의 장님. 이 두 장님만이사랑을 완성한다.
** 혼(魂)-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유산이다.그러나 부상 당한 유산이다.
** 무한(無限) --무한에는 조국이 없다.
**.무신론(無神論) --유신론 때문에 무신론이 있다.무신론은 인간의 자기승화를 반영한다.
**행복(幸福)-행복은 철학의 지옥이다.시의 무덤이다
**죄책감 (罪責感) --이것은 인간의 자(尺)이다.
**유행(流行)-유행은 달라지고 싶은 자들의 체제이다.
--註: 이 글은 세계 각 지역의 지식인들에게 동일한 개념어 일람표를 보내어 그 다양한 정의들을 모아 책으로 내기 위한 한국측 원고이다.(2003 빠리에서 출간 예정) ,창착과 비평 2003/봄
詩 創 作 論 (8)글자 배경색
◆ image 論
1 .이미지와 想像--이미지 : 머리에 떠오르는 것으로서 감각적 성질을 가진 것
-언어로 그린 그림(word picture-C.D.루이스)
--想像 :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용(시창작의 원동력)
-재생적 상상 : 단순한 기억
-생산적 상상 : 여러 기억들의 결합
-창조적 상상 : 기억에 없던 것까지도 종합적으로 결합
2. 이미지의 종류
- 감각적 이미지 : 감각적 체험의 재생이라는 이미지의 기본적 개념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열 감각, 냉 감각,
기관 감각, 근육 감각)
- 비유적 이미지 : 직유법, 은유법, 등으로 표현되는 이미지
- 상징적 이미지 : 상징적 비유에 사용된 이미지
3. 이미지 창조 방법
- 사물시의 경우 : 관념시의 반대 개념. 이미지즘의 시(繪畫的 詩)
풍경이나 사물의 이미지를 깔끔한 풍경화로 그림
단순한 묘사나 재현이 아닌 독창적 표현으로서의 변형(deformation)의 개념이 요구됨
- 관념시의 경우 : 시인의 관념 또는 주제의식이 이미지의 묘사대상이
되는 시. 여러 구체적 상황이 모여 관념을 전달
4. 시와 반추상의 그림
- 시가 반추상의 그림이 되도록 하려면 대상을 통한 시인의
자유로운 연상작용과 그 대상의 변형을 염두에 두어야 함
-<보이는 것을 보는 것>에서부터 <보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을 보는 것>
--한 그루 나무를 보는 방법(伊藤桂一, 작시 기술의 향상)
(1) 나무를 그대로 나무로서 본다.
(2) 나무의 종류나 모양을 본다.
(3) 나무가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가를 본다.
(4) 나무의 잎사귀가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세밀하게 본다.
(5) 나무 속에 승화하고 있는 생명력을 본다.
(6) 나무의 모습과 생명력의 상관관계에서 생기는 나무의 상상을 본다.
(7) 나무를 흔들고 있는 바람 그 자체를 본다.
(8) 나무를 매체로 하여 나무의 저쪽에 있는 세계를 본다.
5. imagist 宣言 (이미지즘 운동의 선구자인 흄, 알딩턴 등이 만든)
1.일상어를 사용하되 정확한 말을 고르며, 모호한 말이나 장식적인 말을 배척한다.
2. 새로운 기분의 표현으로서 새로운 리듬을 창조하지 않으면 않된다.
3. 제재(題材)의 선택은 자유로와야 한다.
4. 명확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5. 모호하고 불확정한 것이 아니라 견고하고 명확한 시를 쓴다.
6. 긴축(緊縮)된 것만이 시의 본질이다.
<예시1> 감각적 이미지
*향료를 뿌린듯 곱다란 노을 위에 / 전신주 하나 기울어지고 / 먼- 高架線 위에 밤이 켜진다 //
구름은 보랏빛 색지 위에 /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 목장의 깃발도 능금나무도 / 부울면
꺼질 듯이 외로운 들길 --김광균 “뎃상”
* 오. 오. 오. 오. 오. 소리치며 달려가니
오. 오. 오. 오. 오 연달아서 몰려온다 --정지용 “바다”
*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달리고 --정지용 “향수”중에서
*뒷산은 청청 / 풀잎사귀 푸르고 / 앞바단 중중 / 희 거품 밀려온다 --김억 “ 오다가다”
* 석유 먹은 듯......석유 먹은 듯...... 가뿐 숨결이야 --서정주 “花蛇”
<예시2> 비유적 이미지
*언덕은 꿈을 꾸는 짐승 / 언덕을 깨우지 않으려고 / 유월이 / 능금빛 속에 숨어 있었다.
--김요섭 “옛날”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 당신은 늙은 비애다.
--김춘수 “나의 하느님”
* 목숨은 때묻었다. / 절반은 흙이 된 빛깔 /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신동집 “ 목숨”
<예시3> 상징적 이미지
* 눈물 아롱아롱 /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 /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歸蜀途) 운다. /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하 -서정주 “귀촉도”
* 해와 하늘빛이 / 문둥이는 서러워 // 보리밭에 달뜨면 / 애기 하나 먹고 //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 “문둥이” 전문
<예시4> 관념적 이미지
*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 에메랄드빛 하늘이 내다뵈는
/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유치환 “행복” 전문
詩 創 作 論 (9)
◆ 詩의 定義
1. 명칭의 문제
*운문(韻文) - 리듬(韻律)을 가진 문학형태 (창작문학)--서정시, 서사시, 극시
*산문(散文) - 리듬이 없는 문학형태 (토의문학) --역사, 철학, 웅변
*poem과 poetry
- poem : 어떤 특정의 구체적 작품 (창작되어진 작품으로서의 형식의 개념)
- poetry : 장르 개념으로 일반적인 모든 poem을 가르키는 추상적 용어
(창작되기 이전의 시 정신으로서의 내용의 개념)
※서양에서 시의 정의는 주로 poem의 측면에서 내려지고, 동양에서는 poetry의 측면에서 내려짐
2. 시의 정의(定義)
* 모방론적 관점 : - 현실과 인생의 모방(반영, 再現)으로 보는 관점. 작품 속에 재현된 세계에
(模倣論) 초점을 둔 시관. 시의 가치기준은 작품의 “재현적 진실”이다
-재현적 진실 : 일상적 진실과 당위적(이상적) 진실이다.
(일상적 진실이란 “있는 그대로의 인생”의 진실이며, 당위적 진실이란 “
“있어야 하는”이상적 진실이다(박목월의 “나그네”는 당위적 진실의 시적 구현)
- 고전주의(classicism), 사실주의(realism)의 핵심적 문학관.
- 시는 律語에 의한 모방이다(아리스토텔레스)
* 표현론적 관점 :- 시인 자신과 관련시켜 보는 관점(감정의 유로). 작가의 지각, 사상, 감정등
(表現論) 상상력의 산물로 보는 관점. 자기표현, 개성의 표현이 시의 목적이 되며 성실성이 평가의 기준이 됨. 문학을 창조라 할 때의 관점( 개성적, 독창성)
-성실성은 적격의 파괴에서 탄생되고, 문학의 독창성을 획득하는 작가 개인의
비젼이나 마음의 상태에 대한 진실성이다.
-낭만주의(romanticism)의 관점이며 낭만주의 비평가를 중심으로 발전 됨.
-“시는 상상과 정열의 언어다(헤즈릿)
-”시는 강한 감정의 자연적 발로다“(워즈워드)
- “시는 일반적 의미로 상상의 표현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셀리)
-詩言志, 歌咏言(書經, 舜典)(시는 뜻을 말로 표현,노래는 말을 가락에 맞춘것)
-詩者 志之所之也 在心爲志 發言爲詩(詩經, 大序)-마음이 흘러가는
바를 적은 것, 마음 속에 있으면 志(지)라 하고 말로 표현하면 시가 된다)
-詩(시)者(자) 心(심)之(지)發(발) (徐(서)居(거)正(정), 東(동)人(인)詩(시)話(화)) (시는 마음에서 발하는 것이다)
-詩(시)者(자) 感(감)於(어)情(정) 而(이)形(형)於(어)聲(성)者(자)也(야) (南(남)公(공)轍(철), 金(김)陵(능)集(집), 券(권)十(십)三(삼))
(시는 정에 감응하여 성(聲(성))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盖(개)文(문)章(장)得(득)於(어)天(천)性(성) (李(이)仁(인)老(로), 破(파)閑(한)集(집)) (대개 문장은 천성에서 얻어진다)
* 효용론적 관점 :-시를 전달로 보며 독자에게 끼친 효과를 노린 관점(敎(교)示(시)的(적)機能(기능), 快(쾌)樂(락)的(적)機(기)能(능))
(效用論 ) -시는 가르치고 즐거움을 주려는 의도를 지닌 말하는 그림 (시드니)
-시는 유용하고 즐거이 진리를 말하는 것 (아놀드)
-詩(시)三(삼)百(백) 一(일)言(언)而(이)蔽(폐)之(지)曰(왈) 思(사)無(무)邪(사) (論(론)語(어), 爲(위)政(정)篇(편))
(시경의 시 삼백편을 한 마디로 말하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
-詩(시) 可(가)以(이)興(흥) 可(가)以(이)觀(관) 可(가)以(이)群(군) 可(가)以(이)怨(원) 邇(이)之(지)事(사)父(부) 遠(원)之(지)事(사)君(군) 多(다)識(식)於(어)鳥(조)獸(수)草(초)木(목)之(지)名(명)
(論(론)語(어), 陽(양)貨(화)篇(편)) (시는 흥겹게 할 수 있고, 보게 할 수 있고, 무리짓게 할 수 있고, 원망하게 할 수 있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게 하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게 할 수 있으며, 鳥(조)獸(수)草(초)木(목)의 이름을 많이 알게도 한다.
-其(기)爲(위)人(인)也(야) 溫(온)柔(유)敦(돈)厚(후) 詩(시)敎(교)也(야) (禮(례)記(기), 經(경)解(해)篇(편))
(그 백성들의 사람됨이 온유돈후한 것은 시경의 가르침의 효과다)
-關(관)雎(저) 樂(락)而(이)不(불)淫(음) 哀(애)而(이)不(불)傷(상) (論(론)語(어), 八(팔)佾(일), 三(삼)卷(권))
(관저의 시는 즐겁되 음탕하지 않고 슬프되 감상에 흐르지 아니했다)
-詩(시)關(관)風(풍)敎(교) 非(비)直(직)泳(영)哦(아)物(물)色(색)耳(이) (柳(류)夢(몽)寅(인), 於(어)于(우)野(야)談(담))
(시는 풍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서 단지 사물이나 景(경)色(색)을 읊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구조론적 관점-시를 그 자체로서 취급하며, 시인, 독자, 현실세계와 독립한 것으로 보는 관점.
(構造論) -시 자체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는데 근거(형식주의자)
-시의 본질적 조건(언어, 리듬, 이미지, 비유,상징,어조등)에 의하여 연구돼야 함.
-구조론자들의 비판 : 의도적 오류와 감상적 오류를 피하고, 내적조건을 중시.
3. 서양에서의 시의 정의
* 시는 기본적으로 인생의 비평이다. 시인의 위대성은 그의 인생에 대한 강력하고 아름다운
사상의 작용에 있다 (M. Arnold, The Study of Poetry)
*시는 가장 행복한 심성의 최고열락(最高悅樂)의 순간을 표현한 기록이다. (P.B. Shelley)
*시는 정상적인 논설의 형태를 초월한 표현양식이다.
*시는 일종의 음악이지만 단순한 음악이 아니다. 영혼의 깊은 본질을 전달하는 어떤 흐름을 인도 하는 지휘자로서의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시는 일종의 주문(呪文)으로서 시인이 관념이나 감성으로 자기를 표현하기 이전의 시인의 영혼의 상태를 무의식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시는 기도와 결합된 신비로운 마법이다.
*모든 시가 본질적으로 시적인 성격을 지니는 것은 신비적이면서도 통합하는 리얼리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M.R. Souza
*시는 언어의 건축물이다. (M.Heidegger)
*시는 모든 발화(發話)의 최상의 완전한 형식이다. (I.A. Richards)
*시는 생명과정의 이미지인 동시에 우리 자신의 계발적(啓發的) 이미지다.(C. Brooks)
*좋은 시라는 것은 내포(內包)와 외연(外延)의 최원(最遠)의 극단에서 모든 의미를 통일한 것이다.
(A. Tate)
*시는 정서의 표출이 아니라 정서로부터의 도피이며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개성으로부터의 도피이다. (T. S. Eliot)
*시는 체험(體驗)이다. (릴케)
*시는 미(美)의 운률적 창조다.(포우)
*시는 상상력의 표현이다(P. B. 셸리)
*시는 한편으로 유용하며 한편으로 즐거워야 한다. ( 호레이스 )
*시의 목적은 가르치거나 쾌락을 주거나 혹은 이 둘을 겸하는 일이다. (N. 보왈로 )
*시를 구성하는 두 개의 중요한 원리는 운률(韻律)과 은유(隱喩)이다. (R. Well다)
<예시 1> 나 그 네 / 박목월
술익은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芝 薰
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百里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예시2> 눈 / 김수영
눈은 살이 있다
떨어지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1956)
<예시 3> 뒷뫼에 뭉친 구름 앞뜰에 퍼졌구나
바람 불지 비 올지 눈이 올지 서리 올지
우리는 하늘 뜻 모르니 어찌할 줄 모르노라 --정훈(鄭勳)
詩 創 作 論 (9)
◆ 比 喩 (비유, trope)
1.비유란 무엇인가 -
*비유는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을 빌려서 표현하는 수사법.(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결합양식)
*관념이나 정서를 표현하는 수단이며, 사물의 의미를 새롭게 한다( 비유적 언어)
*이질적인 두 사물의 결합양식(차이성 속의 유사성)-시인은 비교에 의해서 관념들을 진술하고 전달함
비 유 --- 元觀念(원관념) ←---→ 補助觀念(보조관념)
↓ (媒介語) ↓
-本義, 趣 意, -喩義
-主 想 ,意味材 -材料材
-비유되는 이미지 -비유하는 이미지
2. 비유의 종류
* 직유(直喩, 明喩) : 두 가지 사물이나 의미를 보조형용사의 연결어로 결합하여 표현하는 수사법
- ~와 같이, ~처럼, ~듯이, ~같은, ~만큼, ~인 양, ~마냥...
* 은유(隱喩, 暗喩) : “A는 B이다”의 형태로 A를 B로 대치시키는 방법. 매개어를 생약
-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를 전이(轉移)의 개념으로 파악.(조명적 효과
*의유(擬喩) : 의인법, 의성법, 의태법 등을 총괄적으로 지칭하는 비유법(活喩法)과 유사하게 쓰임
*풍유(諷喩, allegory) : 어떤 사물(소재)을 그것과 유사점을 지닌 다른 사물의 탈을 빌어서 말하는
수사법(allos(다른) + agoria(말하다), 諷:빗대어 말할 풍, 諷諫슬며시 돌려서 간함)
*제유(提喩) : 유의(喩義)가 나타내는 의미나 사물이 전체의 한 부분인 경우다. 어떤 부분이 그것의
전체를 나타내는 것(“방망이”가 - 무기의 전부를, “빵”이 - 식량의 전부를 나타내 듯)
*환유(換喩) : 유의가 本義를 환기시킬 수 있는 경우(“엽전,고무신”이 한국인을, “바가지”가 헌병을)
3. 비유의 원리
*동일성의 원리(同一性의 原理)
-비유의 근거는 유추(類推)이며, 두 사물의 동일성에 의하여 성립되는 원리.
-비유의 동기는, 인간의 마음이 외부세계와 결합하여 동일화 되고 싶은 욕구가 발생하는데 근거.
-비유의 언어는 연합적 언어이며 서로 같으면서 서로 다른 두 사물의 결합이다.
-비유는 차이성 속의 유사성을 필요충분 조건으로 삼는다.
* 비동일성의 원리(非同一性의 原理) -도피 또는 대결의 원리
-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동일성이 희박할수록 좋은 시가 되며, 힘의 긴장이 고조된다는 원리
(테이트의 이론)--奇想과 絶緣의 시(김춘수의 “나의 하나님”)
- 유사성이 너무 크거나 관습적이면 시적 긴장이 감소한다는 것.(쟁반같이 둥근 달,인생은 일장춘몽)
- 치환은유는 그 어떤 대상을 다른 용모로 뒤집어 씌움으로써 그 대상에 의해 그 원모습을 지워버리 고 이러한 은유의 이면에는 현실을 피하려고 하는 본능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것.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것은 본능적 욕구에서 촉발된 소망의 산물이라는 것. (오르데카의 은유론)
-현대시의 은유는 “비인간화를 위한 기본적인 수단”이며 인간적 시점과 현실을 배제한 비인간화의
시로 나타나며, 이러한 시는 현실의 재현이 아니라 시의 세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비인간적인 특수한
정조(情操)이며 상상적 질서이다. 현실로부터 도피의 원리는 현실과 대결의 양상으로 나타남.
-현대시의 은유는 과거와 달리 “도피 또는 대결”의 원리 속에서 성립된다. -휠라이트는 삶의 원리가
“자아와 타인간”, “자아와 환경간”, “사랑과 적개심”, “본능적 충동과 이성적 판단” “생의 충동과
죽음의 열망“ 사이의 긴장 속에 나타나는 투쟁이라 보고 언어도 살아 있는 언어가 되자면 ”긴장적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이승훈의 “사진”) --<제 1쪽>
4. 근본비교와 연속성(根本比較와 連續性)
* 근본비교란 한 작품에서 다른 모든 비교들을 성립시키는 토대가 되는 비유.
* 두 사물을 근본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이와 관련된 다른 비교들이 파생된다.
* 근본비교의 각 이미지들은 동질적인 것으로 이미지의 연속성을 갖지만,
이미지의 불연속성에 의해 형성되는 문맥의 시도 있다.
(1)-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늙은 비애다.
푸주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시인 릴케가 만난
슬라브 여자의 마음속에 갈앉는
놋쇠 항아리다.
손바닥에 못을 박아 죽일 수도 없고 죽지도 않는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또
대낮에도 옷을 벗는 어리디어린
순결이다.
삼월에
젊은 느릅나무 잎새에서 이는
연두빛 바람이다. --김춘수 “나의 하나님” 전문
(2)- 허름한 처마 아래서 밤
열두 시에 나는 죽어,
나는 가을
비에 젖어 펄럭이는 질환(疾患)이 되고
한없이 깊은 층계를
굴러 떨어지는 곤충의 눈에 비친 암흑이 된다
두려운 칼자욱이 된다. --李昇薰 “寫眞” 중에서
(3)-조국은 언제 떠났노,
芭蕉의 꿈은 가련하다.
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네의 넋은 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情熱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네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金東鳴 “ 파초” 전문
**(1)은 원관념의 하나님과 보조관념인 “푸주간에 걸린 살점‘ 놋쇠 항아리” 사이에 대립, 갈등의
이질성을 느낄 수 있듯이 힘의 긴장이 느껴짐.
(2)는 원관념인 화자(나)와 보조관념인 질환, 암흑, 칼자욱 등의 사이에 동일성의 화해가 아니라
대립, 갈등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3)은 파초를 외방여성으로 의인화한 것을 근본비교로 하여 파초의 잎은 치맛자락의 비유로 성립.
詩 創 作 論 (14)
◆ 象徵(상징, symbol)
1.상징의 본질
* 어번(urban)의 언어 발달 과정 : 사실적 단계 - 유추적 단계 - 상징적 단계
* symbol은 “조립한다” “짜맞춘다”의 뜻으로 그리스의 말(symballein)에서 유래한 말.
-그리스어 명사인 “symbolon"은 부호(mark), 증표(token), 기호(sign)의 뜻을 가짐.
* 내적 상태의 외적 기호 : 불가시적인 것을 암시하는 가시적인 것.(기호로서 관념을 대신하는 기능)
-원관념은 숨고 보조관념만 작품의 표면에 드러나는 형태
* 漢字로 풀어본 상징의 의미
- 藉有形之事物 以表現無形之主觀者 謂之象徵 (張其준, 漢文大字典 -臺北, 民國51年)
(유형의 사물을 통하여 무형의 관념을 표현하는 것)
- 在天成象 在地成形 變化見矣 (周易, 繫辭上傳)(하늘은 象, 땅은 形으로 변화무쌍함)
- 形而上者謂之道 形而下者 謂之器(周易)(形 위의 것을 道, 形 아래 것을 器라 이름)
形而上 = 天 =道 = 象 <象>은 하늘로 표현된 어떤 궁극적 본체(실재의 세계에 대한 표상)
形而下 = 地 = 器 =形 <形>은 지상의 가시적 세계의 표상
※풀이 : 掛象을 통해서 표현된 하늘의 징조 - 인간의 지각을 초월한 만유의 근원인
形而上的 實在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어 암시해 주는 表徵(표징)
2.상징의 동일성(일체성)
* 상징은 원관념(元觀念, 槪念)과 보조관념(補助觀念, image)이 동시적이고 공존적이면서,
* 두 요소는 분리될 수 없이 일체가 됨. - 하위 속성으로 암시성, 다의성, 입체성, 문맥성을 가짐.
-暗示性(암시성) : 감춤과 드러냄의 양면성을 지니면서 겉으로 감추려는 속성. (반투명성 양면성)
-多義性(다의성) : 하나의 상징은 여러 개의 원관념을 환기 하고, 특수한 의미에 구속되지도 않고,
명확한 결론도 내릴 필요가 없다.
-立體性(입체성) : 관념, 정서, 심리적 내용 등 추상적인 것과 감각적 이미지의 구체적인 것의
일체에서 상징의 입체성이 배태될 수 있다(수평조응, 수직조응, 상하조응)
-文脈性(문맥성) : 상징은 고립적이고 자립적이지 않고 전후 문맥에 의해서 탄생 될 수 있다.
한 이미지의 상징여부의 판별은 그 이미지가 환기하는 의미가 부분적이냐,
작품 전체에 확산되느냐에 달려 있다.
3. 상징의 종류
* 모든 언어는 상징이며, 두 개념으로 나눌 수 있다 -- 언어적 상징(추리적 상징, 약속상징)
-- 문학적 상징(비추리적 상징, 긴장상징)
* 상징의 종류
-개인적 상징 : 시인이 자기의 여러 작품에서 특수한 의미로 즐겨 사용하는 개인적 상징
-공중적 상징 :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상징(=慣習的象徵)
(公衆的) --인습적 상징, 제도적 상징, 자연적 상징, 알레고리성 상징, 무학적 전통의 상징,
종족 문화적 상징.
-원형적 상징 : 역사, 문학, 종교, 풍습 등에서 수없이 되풀이 된 이미지, motif(話素, 잊혀지지 (原 型 的 ) 않는 이야기의 알맹이), 테마이다.
반복성과 동일성이 원형적 상징의 본질적 속성이다.
4. 原型的 상징의 image
*원형적 이미지는 많은 작품에 되풀이되어 나타나며 모든 인간에게 유사한 의미나 반응을
환기시키는 심상(이미지)이다. 그러므로 어떤 한 작품의 개별적 의미나 정서를 초월한다.
* 원형적 상징의 이미지 <例>
-물 :
창조의 신비, 탄생, 죽음, 소생(재생), 정화와 구원(속죄), 풍요와 성장, 무의식의 세계.
- 바다 :
모든 생의 근원(어머니), 무한, 죽음과 재생, 무궁과 영원, 영원의 세계, 무의식.
- 강 :
죽음과 재생, 시간의 영원한 흐름, 생의 순환과 변화상(생의 윤회).
- 떠오르는 태양 : 탄생, 창조.
- 지는 태양 : 죽음
- 흑색(黑色) : 혼돈, 未知, 죽음, 惡, 우울.
- 적색(赤色) : 피, 희생, 정열, 무질서.
- 바람 : 호흡, 영감, 생기(生氣), 정신, 시련.
- 원(圓) : 통일성, 전체성, 의식과 무의식의 결합, 영원한 회기.
- 숲 : 子宮(자궁), 음모(陰毛), 안식처.
- 경작(耕作) : 性的 結合. - 吸煙, 飮酒 : 口腔섹스. - 꽃 : 여자의 성기, 處女性.
- 가을 : 노쇠(老衰), 轉落(전락) - 겨울 : 사멸(死滅). - 무덤(tomb) : 자궁(womb)
* 융의 원형(原型)
- 儀式의 사회적 현장에서 원형을 찾지 않고, 인간의 정신구조 안에서 원형을 찾음.
- 융은 인간이 타고난 정신의 구성 요소를 그림자(shadow), 영혼(soul), 탈(persona)로 규정.
=그림자 : 열등하고 즐겁지 않는 무의식적 자아의 어두운 측면.
=영혼 : 인간의 내적 인격, 내적 태도로서 자신의 내부세계와 관계 맺는 자아의 측면.
※ 아니마(anima) : 몽상, 꿈의 언어, 이상적 자아, 조용한 지속성, 밤, 휴식, 평화,
思考忌避, 식물, 다정한, 부드러움, 수동적, 선(善), 통합,
개인적, 비합리적 등의 양상을 가짐.(남성중의 여성적 요소)
※아니무스(animus) : 현실, 삶의 언어, 현실적 존재, 역동성, 낮, 염려, 야심, 계획,
사고(思考), 동물, 엄격한 힘의 보관자, 능동, 知, 분열,
합리적이고 추상적 사고, 국가 사회 중심 등의 양상을 지님.(여성중의 남성적요소)
=탈 : 인간의 외적 인격, 외적 태도로 외부 세계와 관계 맺는 한 측면
<예시1.2> 상징시, 상징적 표현의 시
* 눈은 살아 있다 * 풀이 눕는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기침을 하자 날이 흐려져 울다가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다시 누었다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풀이 눕는다
기침을 하자 바람보다는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눈은 살아 있다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죽음을 잊어버린 靈魂과 肉體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기침을 하자 발밑까지 눕는다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눈을 바라보며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마음껏 뱉자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김수영 <눈> 전문-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 <풀> 전문-
<예시 3.> 개인적 상징 <예시4> 공중적(관습적) 상징
* 눈보다도 먼저 *괴로웠던 사나이
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바다는 가라앉고 처럼
바다가 있던 자리에 십자가(十字架)가 허락된다면
군함이 한척 닻을 내리고 있었다.
여름에 본 물새는 모가지를 드리우고
죽어 있었다.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물새는 죽은 다음에도 울고 있었다. 어두어가는 하늘 밑에
한결 어른이 된 소리로 울고 있었다.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눈보다도 먼저 -윤동주 <十字架> 중에서
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
바다는 가라앉고
바다가 없는 해안선을
한 사나이가 이리로 오고 있었다.
한쪽 손에 죽은 바다를 들고 있었다.
- 김춘수 <處容斷章> 1부 1의 4-
<예시5> 문학적 유산에서 빌어온 상징
* 흥부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 다듬이 소리가 들린다.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아라 청이의 에미일까
金이 문제리 아직 죽지 못해 두고 온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개짐이라도 바래고 있는 것일까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혓바닥만 남은 사내들이
그것이 확실이 문제다. 淸伊의 膣 속으로 들어간다.
-박재삼 <흥부 夫婦像> 중에서--- 열 달 동안 손톱도 자라고
이빨도 자란다
댓자씩 혓바닥도자란다.
-朴淸隆<七獄圖 4>
<예시 6> 자연적 상징
*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 천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그건 결국 도련님곁 아니어요?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 되어 퍼불 때
-서정주 <국화 옆에서> 중에서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거예요
-서정주 <春香遺文> 중에서-
<예시 7> 원형적 상징(원형적 이미지)
*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 모발을 날리며 오랜만에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바다를 바라보고 섰다.
가을 햇빛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눈보라도 걷히고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저 멀리 물거품 속에서
제일 아름다운 인간의 여자가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탄생(誕生)하는 것을 본다.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것네 -김춘수 <봄 바다> 전문-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은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겠네
-朴在森 <울음이 타는江.-
<예시 8> 융의 원형
*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白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房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 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志操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가자 가자
쫒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白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尹東柱 <또 다른 故鄕> 전문-
<예시9> 원형적 모티프
* 나는 王이로소이다. 나는 王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王이로소이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十王殿(십왕전)에서도 쫒기어난 눈물의 王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 ”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요마는 그것은
눈물이더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것도 많지요마는...... ”맨 처음으로 네가 나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 “ 맨 처음으로 어머님께 드린 말씀은 <젖주세요>하는 그 소리였지요마는
그것은 <으아->하는 울음이었나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말씀도 많지요마는......
이것은 노상 王에게 들리어 주신 어머니의 말씀인데요. 王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올 때에는 어머니의
흘리신 피를 몸에다 휘감고 왔더랍니다.
그 날에 洞內의 늙은이와 젊은이들은 모다 “무엇이냐”고 쓸 데 없는 물음질로 한창 바쁘게 오고 갈
때에도 어머니께서는 기꺼움도 아무 대답도 없이 속 아픈 눈물만 흘리셨답니다. 빨가숭이 어린 王
나도 어머니의 눈물을 따라서 발버둥질 치며 “으아” 소리쳐 울더랍니다.
......................(3.4.5연 생략)
할머니 산소 앞에 꽃 심으러 가던 한식 날 아침에 / 어머니께서는 왕에게 하얀 옷을 입히시더이다.
그리고 귀밑머리를 단단히 땋아 주시며 “오늘부터는 아무쪼록 울지 말어라” 아- 그때부터 눈물의 왕은!
어머니 몰래 남 모르게 속 깊이 소리 없이 혼자 우는 것이 버릇이었소이다.
누-런 떡깔나무 우거진 산 길로 허물어진 烽火 뚝 앞으로 쫓긴 이의 노래를 부르며 어실렁거릴 때에
바위 밑에 돌부처는 모른 체하며 감중연하고 앉었더이다. 아- 뒷동산 장군 바위에서 날마다 자고 가는
뜬 구름은 얼마나 왕의 눈물을 싣고 갔는지요.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그러나 눈물의 王 ! 이 세상
어느 곳에든지 설음이 있는 땅은 모다 王의 나라로소이다. -洪思容 <나는 王이로소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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