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비틀다
김영미
화들짝 눈뜬 봄
공상으로 연체된 공복의 날들을 넘겨본다
풍요 속으로 허기진 집단적 망각의 시대라 해도
나무는 꽃눈 부풀려 허공을 배불리고
여린 가지로 겨울의 지친 등을 토닥인다
우주의 심장에서 무시로 뛰놀던 소꿉놀이 시절
그 작은 손에 쥐어진 너른 세계로
부메랑 던지던 해묵은 그날처럼,
푸른 발자국 따라 봄빛을 마신다
나이테 속 음계가 깨어나듯
바람을 견딘 꽃망울이 실하다
15.03.01
3.1절에 태극기를 놓치다.
광주문학.19 한국창작문학16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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