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내안의 너, 덧나다

언어의 조각사 2007. 10. 2. 23:30

원글

내안의 너, 덧나다

                         김영미



사랑이 죽었다

피지 못한 사랑은 그늘이 되어

주검의 뿌리가 버섯을 키우 듯

그리움의 포자胞子를 불리고 있었다

내안에 니가 머문다

상처 입은 가슴에 딱지처럼

그늘을 헤집으며 돋아난 너

내안의 온도 오래도록 데워 줄

너와의 시간으로 내 무거움이 가볍다

직선의 거리가 긴장을 놓치면 굴곡이 되듯

낭창대던 상처가 흘러 추억이 아문다

그리움은 네게 닿을 수 있는 밀서다

일기장에 묻은 봄날을 소환한

그늘을 살찌운 버섯의 생애가 빛난다

아직 끝나지 않은

널 향한 성장판은 촉을 늘이고


2007년 시월의 첫날에..


사진:고영학

수련처럼

그렇게

무겁던  존재의 사유를 갈앉혀

담담한 마음 정화된 시어로 피워

고운 시 한수 피월낼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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