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노을

언어의 조각사 2007. 7. 6. 08:58
                  노을

                         김 영 미



열다섯 초경의 아릿함으로

서답빨래 풀어내다 들켜버린 낯빛으로

설익은 사랑 파노라마 펼쳐본다


눈물 빛 설렘으로 내일을 마름질하던

열다섯 달뜬 마음처럼

불혹의 모퉁이 창 밖 빈터는

그때 그대로 그 자리

아린 가슴만 쪼고 있다


폐경기 여인의 열꽃처럼

소스치게 곱던 초경의 애살픔으로

세월의 궁둥이 빗장을 허문다


헤살대던 빈터

길 잃은

반쪽의 나를 찾아

그리움에 멍든 노을이 진다


200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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