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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너, 덧나다
김영미
사랑이 죽었다
피지 못한 사랑은 그늘이 되어
주검의 뿌리가 버섯을 키우 듯
그리움의 포자胞子를 불리고 있었다
내안에 니가 머문다
상처 입은 가슴에 딱지처럼
그늘을 헤집으며 돋아난 너
내안의 온도 오래도록 데워 줄
너와의 시간으로 내 무거움이 가볍다
직선의 거리가 긴장을 놓치면 굴곡이 되듯
낭창대던 상처가 흘러 추억이 아문다
그리움은 네게 닿을 수 있는 밀서다
일기장에 묻은 봄날을 소환한
그늘을 살찌운 버섯의 생애가 빛난다
아직 끝나지 않은
널 향한 성장판은 촉을 늘이고
2007년 시월의 첫날에..
사진:고영학
수련처럼
그렇게
무겁던 존재의 사유를 갈앉혀
담담한 마음 정화된 시어로 피워
고운 시 한수 피월낼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