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사연들을 생각하며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할 때 [골프타임즈=김영미 시인] 안개가 짙을수록 날씨는 화창하다고 합니다. 안개가 자욱했던 가을날의 새벽은 출근 준비로 바쁜 시간을 감상에 빠트렸습니다. 창밖의 하늘은 푸른 정기가 감돌고, 지상을 덮은 구름은 선계로 가는 길처럼 신비로웠습니다. 순간 신선이 된 듯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던 나의 상상은, 곧바로 안개의 행간에 잘못 뛰어든 이방인처럼 행복을 즐기기엔 늦가을의 낱말들이 모호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 37층에서 신선의 구름을 보았지만, 예전에는 창문 위를 지나치는 발걸음과 승용차를 바라보며 먹구름 속에서 허우적거린 적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시련이나 외부와의 단절로 덜컥 암흑 속으로 가라앉는 긴 여정을 겪기도 하지만, 햇빛이 없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