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가렴, 조카야 / 김영미
고장 난 객실 숨소리가 거칠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너와 체온을 나눈 후
그들 밥상머리엔
희망이란 반찬은 흔적조차 없었다
하루치 중환자실 병원비에 불을 붙이자
장례절차가 냄비에서 끓고 있다
장수에 좋다는 장어탕엔 수저들만 바쁘다
한 끼의 밥을 향한 정서와 굴욕감이
밥상 위를 둥둥 떠다닌다
생과사의 비보호 교차점에서
알약같은 밥알을 밀어 넣는다
20181211호 하늘로 오르던 날
고봉밥 위로 위로처럼 눈이 내린다
지상의 허물과 속울음을 덮던
눈꽃들의 장례식은
조용히 눈물을 지운다
2018.12.11
조용선 소천하다
2018.12.09 전남대병원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너와 나눈 체온이
내가 줄수 있는 마지막 온기였다니...
이 글은 12월 9일 문병 후의 충격적 상실감을 적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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