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위기란?
중년의 위기라는 개념은 쟈크(Jacques)와 융(Jung)같은 정신분석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후 중년의 위기에 대한 레빈슨(Levinson)의 연구결과가 대중화되면서 1970년 후반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성인발달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성인전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우울증, 혼외정사, 직업전환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발달상의 위기를 겪는다고 하여 이 발달단계를 ‘중년의 위기’라고 한다. 그 시기는 생물학적 연령에 근거하여 성인전기(청년기)를 20~40세로, 성인중기(중년기)를 40~65세로 보기에 대략 40세 전후로 본다.
반면에 사회과학의 한쪽에서는 중년의 위기 발생시기를 다르게 주장한다. 노이가르텐(Neugarten)은 연령보다는 사람들이 겪는 경험을 기준으로 하는데 직업적 성취 경쟁의 결말이 어느 정도 방향을 잡고 자녀 양육에서 해방되는 ‘빈 둥지 시기’에 발생하는 것으로 주장한다. 우리 사회의 경우는 대략 38~45세의 연령에 해당되는 것으로 본다.
중년기의 전환기에 우리는 청년기에 쌓아 올렸던 생활구조를 무너뜨리면서 정체감의 위기에 빠진다. 다시 사춘기에 가졌던 혼란을 경험하기에 ‘사추기’라 부르기도 한다. 낸시 메이너(Nancy Mayer)는 중년기의 혼란을 성장의 징후라고 불렀다. 이것은 성장의 전조이며, 자기 인생을 다시 세우려는 절규다. 이 중년의 위기는 대략 5년정도 지속된다. 성인중기에 관련된 각종 서적이나 조사 등을 통해서 보면 중년기는 인생의 황금기다. 그러므로 중년기 초입의 혼란과 고통은 중년기를 풍요롭게 하려는 장치이자 통과의례로 수용해야 한다. 인생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구성했던 내면세계의 중심부를 휘젓고 재건축하려고 몸부림치느라 중년기의 위기가 온다.
흔들리는 부부 관계
쉴리(Sheely)에 의하면 청년기에서 중년기로 이행하는 40세 전후에는 남녀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벌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중년기를 기점으로 점차 남녀간의 사회적 역할의 차이가 줄어 들어가고 인성도 비슷해진다. 중년의 남성은 업무지향에서 관계 지향적 태도로 전환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남성성을 회복하고 자신만의 과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이 발달한다.
중년의 부부는 더 이상 서로를 이성으로 보지 않는다. 아내는 남편을 과소평가하고 남편은 아내를 평가 절하한다. 중년의 부부는 자아관여도가 높다. 그러므로 수용역이 감소하고 거부역이 증대함으로 상대편을 쉽게 인정하고 칭찬하기가 힘들다. 아내는 토마토다. 채소인 주제에 과일로 알고 있다. 남편은 아내를 육체적으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여성이 아니라고 본다.
남편은 30대 후반으로 가면서 아내가 자신을 소년으로 간주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내는 남편을 지나치게 통제하여 숨을 막히게 하고 어떤 때는 박탈감과 굴욕감을 주기도 한다. 아내는 무서운 엄마(Big Mom)다.
중년기 전환기에 배우자의 단점을 문제시하는 것은 많은 경우 자신 내부 모순을 배우자에게 투사한데서 비롯된다. 좋아했으나 지금의 배우자 대문에 포기함으로 미련을 갖고 있는 유형의 인간으로 현재의 배우자를 바꾸려고 하거나 현재와 다른 스타일의 배우자를 동경하는 것이다. 중년의 위기는 자신의 내면에 억압했던 욕구가 분출하는 시기다.
맥기니스(McGinnis)는 대부분의 결혼이 두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성립한다고 했다. 부부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요구를 내세우는 상대에게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욕구 불만에 대한 많은 대화를 해야 하며 협상하고 또 협상해야 한다.
남편이 그리는 내조 잘하는 아내는 남편을 우상화해서 그가 영웅적인 꿈을 이울 수 있도록 믿어주고 도와주는 조그만 여인이 되어야 하는 동시에 남편 속에 있는 ‘조그만 사내 아이’를 발견하고 그 아이의 미숙함을 어루만져 주는 커다란(구원의) 여인이 되어야 한다는 모순된 이미지가 겹쳐 있다. 그러나 성인의 전기 끝에서 아내를 더 이상 자신의 꿈을 이루는 내조자로 중요시하지 않게 되면 여성의 정체감 확립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난다.
중년의 여성은 가족을 우선시하고 남편의 의견을 중시하는 소위 ‘여자 처신 대로’에서 ‘자기자신 찾기’를 시작한다. 이것은 대로는 남편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아내는 남편을 혼내고 관리하는 엄마의 역할을 하거나 남편의 시시콜콜한 약점을 공격해 대는 관리자가 된다.
소위 ‘남자다운 남자’란 직장에서 살아남는데 적절한 인물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다. 남자의 특징적인 성향은 독립적이고 경쟁적이며 주도적(리더쉽)이고 주장적이며 분석적이고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직장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것이 가정생활을 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년에 접어들면서 남자다움에 대한 회의가 밀려 온다.
중년의 사랑과 성
중년기에는 생애 마지막 로멘틱 러브를 찾으려고 기대한다. 현재의 배우자의 약점을 비난하며 반대의 특징을 가진 사람을 이상화한다. 레빈슨(Levinson)에 의하면 결혼생활에서 오는 긴장감은 보통 전환기나 자신을 주장하는 단계에서 곪아터진다. 전반적인 삶의 의미를 회의하고 모든 것을 돌아보는 ‘발달 위기’에 처해 이는 시기에는 부부 갈등에 대해 매우 심각하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중년기의 위기에 생겨나는 부부 갈등은 시한 폭탄을 장착하고 잇다.
그러나 메틴(D. Maertin)과 카린 뵉(Karin Boeck)은 중년기 초입에 겪는 부부 갈등은 전화위복의 기회로 서로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재적응하여 부부 모두 만족감을 유지하고 고조시킬 수 있다고 한다.
바네트(Barnett)가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은 남편과 자녀와의 관계가 원만했을 때며, 남성은 직업적으로 성공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므로 남편과 아내는 모두 대상은 다르지만 의존적인 사람이다. 남편은 상사에게 인정받아야 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받아야 한다. 남편은 ‘승인 중독증’에 아내는 ‘사랑 중독증’에 시달리고 있다.
중년기로 들어서면서 내적인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 모두 의존적인 성향에서 탈피해야 한다. 남편은 혼자서 행복할 줄 아는 아내를 좋아한다.
중년기에 진입하면서부터 남성은 성적 능력이 감퇴하고 성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반면에 여성은 성경험이 늘어가면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데 민감해져 있으며 성에 대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변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남편이 자신을 성적 상대로 거부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경우 문제는 심각해 진다.
청년들은 외부의 성적 자극에 거의 기계적으로 반응을 한다. 그러나 중년이 되면 성욕이 정신적이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심리적인 안도감이나 사랑이 깔려 있어야 성적 반응이 일어난다. 중년의 남편은 아내를 정복한다는 식의 사고에서 벗어나 연인과 사랑을 나눈다는 마음으로 성생활을 누려야 한다.
남자가 원하는 사랑의 요소는 신뢰, 인정, 지지, 감사의 마음을 가진 것으로 다분히 나르시스적이다. 반면에 여자는 관심, 이해, 존중, 공감이다. 이를 위해 남성은 여성에게 ‘과업 지향적 어법’을 사용하기보다는 ‘감정 공명식 어법’을 통해 공감해 주어야 한다.
중년기로 진입하는 여성의 마음 깊은 곳에는 자신이 여자임을 확인받고 싶은 자아가 숨어있다. 아직도 이성에게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중년기의 부부 갈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극소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서로 성장하고 상대방으로부터도 성장한 부분을 학습하여 공유하지 않으면 중년기 전환기에 정신적으로도 혹은 육체적으로도 타인으로 살아갈지도 모르는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중년기의 남성은 이성과도 성적 대상에서 벗어나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를 추구한다.
중년기 위기의 외도는 현대 사회식 애정관과 경제적인 풍요와 여유있는 시간과 안정된 지위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배우자에 대한 회의나 어떤 욕구 결핍이 생겨나면 외도는 시작된다. 외도의 유형은 인생 극장형과 권태형과 자기 확신형과 성장 불균형형으로 볼 수 있다.
커리어의 위기
30대 후반의 전력질주를 지탱하는 원동력에 대해 발달심리하자들은 일에 파묻힌 채로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내닫는 직장인의 내면에 자신의 의지대로 살려는 독립욕구가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를 ‘자기 뜻대로 살기’라는 의미의 BOOM(becoming one's own man)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자기 뜻대로 살기에는 딜레마가 내재하고 있다. 상사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나’를 연출해야 한다.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남의 눈에 비춰진 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러한 양면성에 직면하면서 자신이 이루어 놓은 일에 회의가 일어난다. 중년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단계에서 자기를 똑바로 응시하려고 전진을 멈추기 시작한다.
중년기에는 세속적 성공을 위한 외부 지향적 관심으로부터 일의 의미를 찾는 내부지향적 관심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관심의 전환은 성장 위기를 가져온다. 직장 과잉 적응 증후군에 빠졌던 자신의 삶에 회읠 보이며 새로운 탈출을 시도한다.
성인중기로 진입하게 되면 중년들은 지장에서 지배세대로 편입된다. 그것은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직장 적응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룹명 > 좋은 글 훔쳐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현대 시 100선 (0) | 2018.11.08 |
---|---|
몰입의 기술/칙센트미하이 (0) | 2018.08.02 |
산수유꽃/ 최광임 (0) | 2017.11.29 |
만해학교21 (0) | 2017.10.16 |
애월 혹은 / 서안나 (0) | 2017.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