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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조각사 2010. 5. 18. 10:03

   


  광주문인협회에는 남한산성을 오르내리며 문화관광해설을 하는 선생님이 세분 계신다.

그 분들은 광주 문협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시는 매우 활동적인 분들이시다.


 백발의 소년처럼 노익장을 과시하며 한시와 수필을 쓰는 구자용님과 시와 수필을 쓰며 아직도 꿈꾸는 소녀 같은 임금재님, 어려운 문협 살림을 알차고 야무지게 꾸려가면서 신춘문예 시에 도전중인 신정균님이 남한산성 문화관광해설사인 우리 문협의 삼총사다.

 구자용님은 남한산성에 관한 한시와 수필을 우리 광주문학지에 여러 번 발표할 만큼 문학인으로서 남한산성을 대하는 애정이 남다르신 분이다. 장교로 전역하고 문학 활동을 하면서도 6.25 참전회 광주시지회장과 광주시 노인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열정적인 분이다.

  구자용님의 남한산성에 얽힌 한시 한 편을 감상해본다.


山城夏霖 산성하림


人間放縱 神怒悚 濁연胂螯 根嚙慄 인간방종 신노송 탁연신오 근교율

颱霖共襲 장竹雴 池堂肪鮒 餐歖踊 태림공습 장죽립 지당방부 찬희용

四百老璧 浸水신 香樹隱鷺 표躍魚 사백노벽 침수신 향수은로 표약어

崇殿潛禍 曙淨서 喙刺魟현 落也握 숭전잠화 서정서 훼자홍현 락야악

望月徒稀 佛飢개 宮庭溢浪 "迷漂蟻" 망월도희 불기개 궁정일랑 미표의

拮飮草木 綠益黝 "雨止雨止" 仰天구 길음초목 녹익유 “우지우지” 앙천구

霧啖覆城 眺不覜 무담복성 조불조


산성의 장맛비


인간들 방종으로 하느님 노하셨나?

민들레*에 장마 겹쳐 장대비 쏟아 부어

사백년 옛 성벽에 물 스밀까 걱정되고

숭렬전 잠길세라 이서장군 도랑 친다

망월사 불자(佛子)줄고 보시 끊겨 부처님 여위셔

약수물 마신 초목 푸름 더해 검푸르러

안개비 덮인 산성 보이다 안보이다


황토물살 무서워라 집 잃은 검은 가재

뿌리 잡고 팔딱팔딱

지수당 살찐 붕어 잔칫상 받아놓고

얼싸 좋다 춤을 추네

향나무에 숨은 백로 뛰는 놈 낚아챈다

부리 끝에 걸린 붕어

“떨어져 꽉 잡아!”

행궁 뜰 덮은 물에 길 잃은 일개미들

“비야, 비야. 제발 그만!”


*민들레 : 태풍이름



 <구자용선생님 해설장면>


  광주 문협의 수석부회장인 임금재님은 ‘대통령 포장’을 수상하신 공무원으로 정년퇴임 후 남한산성을 오르며 체험한 글을 엮어‘박새와의 만남’이란 수필집을 내신 분이다.

  아래 글을 살펴보면 임금재님의 해설사로서의 뚜렷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역사는 산맥이며 문화는 그 계곡의 모든 것이라서 일까?

  나는 산성에 오르면서 역사를 전하고 문화의 맥을 짚으며 글의 소재를 찾는다. 역사 속에는 그 당시 시대상과 민족혼의 문화가 녹아 흐르기 때문이다. 문화관광해설사로서 문학을 겸한다는 것은 행운임에 틀림이 없다. 볕 따사로운 봄 날 산성의 큰 골 뻐꾸기 피울음에 어머니 생각으로 가슴이 울컥하고, 칼날 추위를 견디는 청솔에서 선비의 기상을 체감하며 스스로를 다스린다.  성하의 계절 푸른 나무숲에서는 나 자신의 못 난 콤플렉스를 내려놓을 수도 있었으며 역사관에서 이방인을 만나 소설로 역어도 보았다. 눈 속에서 치열하게 견디며 생존한 박새와의 만남에서 하나의<수필집>을 내 놓았다.

  나의 글의 소재는 내가 접하는 현장에서 그리고 살아온 인생 여정에서 비롯된 산물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좋은 먹이를 구한다고 한다. 부지런하고 높이 나는 새의 부리는 고프지 않으므로 넉넉해질 것이다. 명예도 억지로는 도지 않는 일. 순리에 순응하며 열정적으로 살다보면 얻어지는 것이 있고 내려 놓아야할 것은 스스로 버려지는 그런 성숙한 지혜도 자라는 것이리라. 사고의 차원을 높여서 내적으로 충실을 기하는 지혜를 터득함이 지성인의 자세라면 특히 문학을 하는 이로서 최종 목표를 거기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로 새로운 일에 도전함이 늙지 않는 비결이란 생각에서다. 인생의 문이 우리의 뜻대로 열리는 것은 아닐 지라도 노력하는 성실한 자에게 열린다는 것을 나는 믿으며 체험으로 배운다.

- 임금재님의 ‘부지런한 새의 부리가 되어’부분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임금재님 해설장면>

 광주 문협의 총무인 신정균님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구파 문인이다. 관광문화해설의 체험을 수필로 옮겨 경기문화재단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았으며, 또한 박경원 시인이 강의하는 광주문인협회 문학광좌에 성실하게 출석하여 공부하면서 강사가 요구하는 적절한 질문과 대답으로 강의의 질을 높여주는 우수한 학생(?)이다.


 아래 글은 신정균님의 글 한 부분이다.

 어느 날 또 하나의 행복이 더 생겼습니다. 만나러 갈 사람이 생겼고 꼭 가야 할 곳이 생겼습니다. 자연과 역사가 함께 있어 휴식과 지혜를 전하는 곳! 오늘, 남한산성은 여전히 대한민국을 위한 시간을 살아갑니다. 우리와 함께... 2028살이 된 백제의 시조 온조왕과 함께 계시는 조선의 이서장군은 1700년의 세월을 극복한 만남입니다.  그 만남이 우리 눈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경기도 도지사와 광주시장은 조상님들의  나라사랑  감사하며 매년 음력 9월 5일이면 제사를 지내는 숭렬전 앞에서 전 오늘 나를 만나러 오는 이들과 함께 그 기운을 느끼는데 힘을 다합니다.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조상들은 누구일까요? 어찌하면 되는 걸까요? 저는 만나는 그들에게 매번 외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역사는 멈추어 잠만 자는 죽은 사물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오늘이  역사가 되는    것이다. 현재를 잘 사는 것이 아름다운 역사, 후손에게 건네주기 좋은 역사를 만드는 것이   다."

 작은 땅에서 긴 시간 같은 혈통끼리 같은 언어로 같은 제도와 풍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간단치 않은 것이어서 당연히 따르는 후회와 실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여직 이 일을 잘 해왔으며 앞으로도 잘 할 것입니다. 남한산성에서 이름 없이 죽어간 조상들의 삶 앞에 머리를 숙인다. 한양을 수비하는 역할을 하느라 외로이 이겨낸 많은 희로애락에 감동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남한산성에 드나드는 모든 시민, 우리와 나를...


<신정균님 해성장면>

  문학은 다분히 주관적인 글이다. 소설이 픽션이라지만 자신의 경험과 삶이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된다는 것을 부정하진 못 할 것이다. 수필은 물론이고 한 편의 시를 쓸 때도 그 바탕이 되는 원재료는 작가 자신의 삶 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우리 문협의 구자용님, 임금재님, 신정균님의 남한산성에 대한 글들을 보면 남한산성에서의 경험과 그것으로 말미암아 마음속에 자리한 삶의 철학과 가치관, 세상을 보는 눈과 자기 자신에 대한 냉철한 관점들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값진 경험 속에서 주옥같은 글이 생산되어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이다. 세 분 모두 앞으로도 더욱 건강하시게 활동하시고 글로써 우리의 남한산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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