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노래
心田김영미
속을 비우며
하얗게 토해낸 삶의 노래가
하늘가를 맴돌다 안부 전하는
곱게 물든 갈빛을 훑다 온 바람의 전언은
결코 달콤하지만 않습니다
애락의 그네를 밥줄에 매어 놓고
갈대처럼 속을 벼리다보니
마디진 흔적이 상처로 남습니다
때론 그 상처가 살아야 할 존재 이유가 됩니다
갈대밭을 보면
쥐불놀이가 생각납니다
제 속을 태우는 燔祭의 求道도
불꽃 뒤에 묻힌 새순의 트림도 모른 채
보름달 화덕 속으로 마냥 뛰어들고 싶던 그 날은
온통 환락이었습니다
옹이진 마디마다 비명을 지릅니다
눈물이 나는 걸 보니
아직은 비우지 못한 약간의 이유가 남았나봅니다
화덕 속에 묻어둔 무념의 사리를
갈대 속은 허방으로 비어있지 않음을
하얗게 부서지는 노래로 듣습니다
2009.10.21
광주문학.13
'시작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수유 (0) | 2010.03.25 |
---|---|
비오는 날에.6 -비오는 성탄절- (0) | 2009.12.27 |
2호선 전철에서 한강을 보다 (0) | 2009.10.20 |
사랑초 (0) | 2009.09.11 |
태조산 자락에서 (0) | 2009.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