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정사의 미소
김 영 미
나라님과 나인에게
절을 받던 부처님이
와우정사에 누워있네
아름드리나무 가지 사이로
여치나래빛 조각들이
바라춤 추면서 공양을 하고
바위에 태를 깔고 누워있는 이끼는
작은 꽃 피워 부처의 미소 짓네
작은 풀꽃의 *빛 너울은
허리를 굽혀야 바로 보이고
큰 나무 앞에선
고개를 세워야 멀리볼 수 있다네
품바로 사는 나인의 후예에게
허리를 굽히는 겸허함으로
나랏님 행세하는 저만 잘난 고관에겐
혜너른 미소로 관용을 보시하며
부처의 눈으로 살라며 미소 짓네
2003.04.20 문학기행 중 -와우정사에서-
*빛 너울- 불상의 머리 뒤에 부챗살 모양으로 번진 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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