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조각사 2007. 2. 27. 16:34

이방인의 거리에서
                                - 김 영 미-


어둠이 수묵화를 그리던
이방인의 거리에
뿌리내리지 못한 열망의 잔해가
달빛 한입 베어 물고
시린 가슴 뜨겁게 토악질한다

대추나무에 걸린 깨진 달이
금단의 능금밭을 훔치며
가슴 밑바닥으로 숨어들던
혼돈의 우듬지를 비추니
토막 난 사념이 별똥별로 진다

불혹(不惑)의 가시밭에 맨발로 서서
잃어버린 꿈 조각을 찾아
희망을 낙태한 오늘의 포만을 지우려
몽당비를 들고 비질을 시작 한다

내일의 태양은 내게서 떠오르리니

200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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