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조각사 2006. 5. 15. 16:54
  

두더지

                   김영미

 

뚫을 수 없는

어둠인줄 알면서

땅속으로 길을 낸다네

보고 싶지 않은 것

너무 많아서

눈 감고서 살아간다네

밑바닥으로 

내려앉아 살고 있지만

온 대지가

내 지붕인걸

그대들은

밤과 낮으로

쪼개어 사는 하루,

통째로

살고 있다네.

0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