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꿈을 훔치다

언어의 조각사 2013. 12. 31. 18:38

꿈을 훔치다

                     김영미



짜릿한 통증이다

살아있음이라고

상실의 등 뒤 엇박자로 꽂히는

눈물의 휴화산이다

내안에 저장된 너의 바코드는

공복처럼 잦아드는 휴일을 잠식하며

마지막 연체일자처럼 선연하다

바람의 안쪽을 서성이던 수많은 말들이

고요의 문턱을 넘어

온전한 자유를 뒤적이고 있다 

휴일의 의문부호가 밀월의 사연 부려놓는다

팽팽한 거리는 온기 잃은 햇살들로 바쁘다

허공을 휘돌던 나의 겨울이

꽃눈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은

찬바람 속으로 온전히 비우고 간

너의 봄날을 훔친 이유다


2013.12.31

2013년의 마지막 날에 접었던 꿈을 펼쳐본다.


 사진:삶의언저리님블로그

모던포엠18.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