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언어의 조각사 2011. 10. 10. 17:07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김 영 미


하늘가득 찰랑이던 별빛이 아찔해
쏟아지는 별무리에 깔려
영원히 잠들고 싶은 때 있었지 
잔별들 쓸어 모아 함지박에 담아
잠 못 드는 밤

풍경 튕기듯 별을 스치면
그 소리에 까무룩 잠들것 같아
빌딩숲 사이로 바라보니

빛 잃은 별 점점이 보일 뿐
지상의 별들만 맹수눈빛으로 노려본다
하늘을 유랑하며 바라본지도 기억 저편에 있어
유년 뜨락으로 쏟아지던 별빛 그리며
잠든 추억을 자맥질해 봐도

사라진 꿈처럼 흔적조차 없다

별은 변함 없을진대

마음의 눈이 흐려진 탓일까

슬프리마치 아름답던 하늘 잃은 가슴으로

별이 스러진다

우리가 잃은 것은 빛나는 별만이 아니었다.

 

2007.02.05

사진: 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