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안부
언어의 조각사
2011. 10. 6. 14:42
안부
心田 김영미
콘크리트 숲을 비집고
가지런히 내려온 오후의 햇살이
반쯤 눈감을 때면
여인의 무릎을 훔치던 바람이
숲을 지나처 푸른 그림자가 된다
문득 모성의 그늘로 숨어들던
외출의 안쪽이 궁금해진다
붓기가 가시지 않은 발등엔
신문지면을 벗어난 지루한 활자들이 쌓이고
침묵을 깬 조명등은 실내를 배회하며 어수선하다
콘크리트 숲속엔
활자화 되지 못한 수많은 사연들이
내뱉지 못한
그리움 머금은 단풍처럼
화려하면서 위태롭다
광야를 누비는 하이에나처럼 치열하다
때론 시냇물처럼 정겹던 수다들은
현관문 앞에서 실종되곤 한다
하이힐을 벗어버린 관절마다 의문부호인데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외출의 안쪽은 공허하다
그래서 더 은밀하다
11.10.01
광주문학.15 착각의시학.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