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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플라워 _문 인수

언어의 조각사 2009. 9. 9. 11:55

드라이플라워 _문 인수

 

 

 마음 옮긴 애인은 빛깔만 남긴다

 말린 장미·안개꽃 한 바구니가 전화기 옆에 놓여 있다. 
  
오래, 기별 없다. 
너는 이제 내게 젖지 않아서  
손 뻗어 건드리면 버스러지는 허물, 먼지 같은 시간들. 
가고 없는 향기가 자욱하게 눈앞을 가릴 때 찔린다. 
 
이 뽀족한 가시는  
딱딱하게 굳은 독한 상처이거나 먼 길 소실점, 
그 끝이어서 문득, 문득 찔린다.

 
이것이 너 떠난 발자국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