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바위에게 말걸기 -검은 눈물-

언어의 조각사 2008. 4. 27. 11:41

바위에게 말걸기        - 검은 눈물 -

                                    김영미

  

파도가 빰을 때려도 난 울지 않았어

간혹,

번개가 내 가슴을 쪼개도 아프지 않았어

 

지금은 숨이 막혀

 

발등을 간지르던 달랑게도

내 몸을 장식하던 따개비도

빈 껍데기 주검되어

난 무덤이 되어가고 있어

 

세상 이야기 날라다 주던 

친구들 발길도

뚝-

끊겼어

 

사람들은 

미안하단 말도 할 수 없는지

묵묵히 검은 눈물만 닦아주고 갔어.

 

08 04.26

                                 광주시청 양업회원들과  태안반도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