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해우소

언어의 조각사 2006. 3. 29. 18:24

 

해우소

                           김 영 미


호롱불 들고 선 엄마 가슴너머

해우소 천장엔 조각별이 박혔다

한 낮을 뒹굴던 빈 그릇으로

허기진 조각별 쏟아져 내려도

어린 가슴에 초록별 자라나는

어머니 속적삼 소금꽃에 바랜 세월

오늘도 가을 들녘은

자신을 비우며 곡간을 채우듯

나를 비워가는 마음 속,

초록별 고샅에 날개가 돋는다

 

05.05.24